'연말 신중 모드' 예상 빗나가
'무력 행보 집중 적기' 판단한 듯
북한이 당장이라도 미국과 맞붙을 태세다. 20일 미 본토를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협하더니 21일에는 대미 보복의지를 과시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통상 연말에는 한 해 결산에 치중하며 차분한 행보를 보였지만, 올해는 부쩍 군사성과를 과시하고 거친 언사를 쏟아내면서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나라의 전략적 지위와 영향력이 비상히 강화됐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발언을 전하며 "올해를 분기점으로 우리 공화국의 역사는 근본적으로 변천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절대적 힘'을 강조하며 △극초음속미사일과 화성-17형 ICBM 시험발사 △새 핵무력 정책 법제화를 거론했다.
북한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정면승부를 불사했다. "'유일초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미국의 면전에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와 같은 초강경 보복의지를 선언하고 실천으로 증명한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주체조선의 거듭되는 경고를 소홀히 여기고 더 이상 시험해보려는 것은 시대착오에 빠진 자들의 무분별한 자살놀음"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달 5, 6일 이틀 연속 한미 양국군의 통상 훈련을 트집 잡아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며 방사포 사격을 가했다. 15일에는 고체연료 엔진 시험 18일에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섰다. 북한은 예년 12월엔 도발을 멈추고 방역·경제 성과를 다지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핵실험을 제외한 온갖 도발을 일삼고 있다. 이달 말로 예고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남한을 향해 강경기조를 더욱 부각시킬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국제사회의 압박도 느슨해졌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여전히 공고하지만 미국의 최대 관심은 중국과 러시아에 쏠려 있다. 안보리 추가 제재는 북한을 두둔하는 중러 양국이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무기개발과 군사행동의 적기로 판단할 법하다.
특히 내년에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 기념일) 70주년을 비롯해 정주년(5년 단위로 꺾이는 해)을 맞는 주요 정치일정이 적지 않다. 무력도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적합한 환경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최근 평양 미림비행장에 대규모 병력이 집결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당장 '건군절' 75주년(2월 8일)을 계기로 대규모 열병식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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