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내 재계 총수들과 글로벌 CEO들을 함께 만났다. 이날 주제는 글로벌 위기 속 극복 방안이었다. 특히 기업ㆍ경제인으로서 글로벌 위기를 대하는 자세, 그리고 한국의 역할이 화두였다. 윤 대통령은 이들과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글로벌 CEO들이 나눈 대화를 재구성해봤다.
윤 대통령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은 작정하고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들을 제가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고 했다. '영업사원'이라는 단어는 이날 자주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오늘 여러분 이렇게 뵙게 돼서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큰 영광이고, 앞으로 한국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 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글로벌 스탠더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
윤 대통령과 글로벌 CEO들 간에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갔다. 텍사스퍼시픽그룹(TPG) 공동대표가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는 무궁무진한데 시장을 열고 만들어 놓을 테니 많이 들어오시라“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와 관련해 규제보다는 탄소중립으로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제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대통령께서 이렇게 잘해주셔서 우리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글로벌 CEO들 “한국은 가능성의 나라”
글로벌 CEO들은 한목소리로 한국을 기업ㆍ경제 선도국이라고 평가했다. “25년간 한국에서 영업을 했다. 한국은 정말 영업하기 좋은 기업 친화적인 국가다.”(‘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회장 겸 CEO)
“한국에서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해왔다. 한국은 천연자원이 없어도 직업윤리, 교육, 엔지니어링 기술, 개방성으로 아일랜드나 싱가포르처럼 성공적인 국가를 만들어 냈다. 앞으로도 지켜보고 싶은 가능성의 나라다.”(제이미 다이먼 JP 체이스 회장)
그렇지만 이들에겐 의문도 있었다.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호언하는 윤 대통령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대통령님께 질문을 하나 하고 싶다. 우리가 직면한 이 복합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이사회 의장)
그러자 윤 대통령은 또다시 연대와 협력을 꺼냈다. “각국 간의 기술협력, 경험과 노하우의 공유, 우호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국가 간 연대 협력뿐 아니라 기업과 기업, 정부와 기업 간 교차 협력으로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돼 기술 혁신 및 기술 접근의 공정성을 고민하고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의장님께서 질문해 주신 문제에 충분한 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와 대한민국 정부, 우리 기업은 이 같은 자세로 복합위기에 대응하고 여러분들과 함께 풀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2시간 50분간 대화
간담회 겸 오찬은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가까이 늘어난 2시 50분쯤 마무리됐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내 기업 총수들과 글로벌 CEO를 한자리에 초대해 간담회를 연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대통령실은 이렇게 평가했다. "이날 자리는 세계 유수의 글로벌 그룹 CEO들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경제 부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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