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특별위 윤리심사자문위원회(자문위)가 그제 거액의 가상화폐(코인) 거래 혐의로 논란이 된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을 권고했다. 국회 회의 도중 코인 거래를 한 것도 모자라,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숨기거나 축소하는 데 급급한 김 의원 태도를 볼 때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인다. 김 의원을 공천한 더불어민주당도 결자해지 차원에서 자문위 권고를 따르는 게 순리다.
자문위가 제명이란 최고 수준 권고안을 결정한 건, 김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지켜야 할 청렴 의무 등 최소한의 선을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의원은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 도중 200차례가 넘는 코인 거래를 하고, 2021년 말 기준으로 현금화가 가능한 잔고가 99억 원에 달했지만 재산 등록을 회피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하지만 “너무 소액이었다”는 식의 거짓 해명과 변명으로 일관한 김 의원은 자문위에서도 불성실한 모습을 보여 자문위 활동 기간까지 연장해야 했다.
윤리특위는 자문위 권고안을 내달 결론 낼 예정이다. 특위 통과 후 본회의 처리를 위해서는 재적 의원 3분의 2에 해당하는 200명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168석을 보유한 민주당에 김남국 제명안 처리가 달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난 5월 탈당 선언문에서 "잠시 떠난다"는 표현을 두 번이나 썼을 정도로 당 복귀 의지가 강하다. 자문위 권고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당 내부 여론을 의식한 듯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형평에 맞게 적용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언급했다.
김남국 논란은 민주당이 혁신위원회까지 출범시킨 빌미가 된 사안이다. 민주당이 김 의원 제명안 처리에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국민들은 혁신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혁신위도 어제 김 의원을 겨냥해 "징계회피 탈당에 준해 복당제한 제재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당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개별 의원들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식의 또 다른 꼼수가 아닌 진정성 있는 선택을 민주당은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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