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간부 3명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기로 했다.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높은 건 자명하나, 탄핵 요건을 갖추지 못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이 뻔한데도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정쟁만 가열시킬 뿐이다.
민주당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2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이르면 29일 바로 표결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는 과정에서 법 위반 사항이 명확히 드러난 게 없어서 기각이 확실시된다. 헌재는 ‘중대한 위법’이 입증될 때만 탄핵을 인정하는데, 부실 수사나 봐주기 수사는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지 위법적 잣대를 들이대긴 힘들다.
지난해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3명의 검사 중 헌재 결정이 내려진 2명은 이미 기각 결정을 받았다. 안동완 검사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에 대해 앞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외국환거리법 위반 사건을 다시 기소해 위법(공소권 남용)이 인정됐지만 9명 재판관 중 5명이 기각, 4명이 인용 의견을 냈다. 이정섭 검사도 ‘처남 마약사건 수사 무마’ 등의 의혹으로 탄핵소추됐으나 비위 행위가 특정되지 못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됐다.
물론 안 검사와 같은 사례는 탄핵소추를 시도해 헌재 판단을 받는 것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헌재 결정까지 직무가 정지된다는 점을 이용, 요건이 안 되는 사안까지 ‘눈엣가시’인 검사들의 업무공백을 노려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중앙지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재판의 공소유지를 상당부분 담당한다. 결국 이 대표의 ‘방탄용 탄핵소추’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으며, 야당 내부에서도 여당에 공격의 빌미만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라고 한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 후에도 소상공인 만남 등 민생·경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무더기 탄핵소추 추진은 이런 노력조차 덮어버릴 것이며 야당으로서도 잃을 것이 더 많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