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집유 판결로 피의자들 계속 석방
檢 "수사검사 재판 직관 등 엄정 대응"
올해 7월 발생한 서울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직후 살인예고 글을 올린 협박범들이 잇따라 집행유예로 석방되자 검찰이 항소로 응수하고 있다. 검찰은 살인예고 글을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킨 중대 범죄'로 판단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5일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모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항소했다. 최씨는 신림역 사건 닷새 후인 7월 26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이제부터 사람 죽인다"는 글을 올리고 경찰관 약 20명을 현장에 출동하게 해 경찰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법원은 "게시글을 10회 반복해 게시하는 등 고의적이고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인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은 게시물 열람자 및 신림역 인근 상인·주민에 대한 협박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했다.
검찰은 법원의 양형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림역 사건으로 시민들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상황에서 추종 범행을 예고한 사안인데도 1심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공소기각된 혐의 역시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피해자들도 외출·이동에 제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최씨처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고 예고한 이모씨 사건도 전날 항소했다. 그는 7월 24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에서 한녀(한국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과 함께 길이 30㎝ 넘는 흉기 구매 명세서를 첨부한 혐의(살인예비, 협박, 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이씨 재판부 역시 살인예비, 협박 등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1심처럼 항소심 때도 수사검사가 직접 재판을 지켜보는 등 능동적으로 대응해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살인예고범들과 관련한 검찰의 잇단 항소는 지휘부가 엄정 대응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미 이원석 검찰총장은 8월 소집한 긴급회의에서 살인예고범에게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구속수사하고 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