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원 '인도 위한 법적 요건 충족'
한국 3월 29일, 미국 4월 3일 청구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뒤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송환이 승인됐다. 아직 송환국은 미정이지만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몬테네그로에 권씨 인도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은 24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에 대한 한국과 미국 요청에 따라 관련 절차를 검토한 결과 권씨 인도를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지난 3월 23일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공문서 위조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지 8개월 만에 권씨 송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각각 권씨를 기소한 한국과 미국 중 송환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포드고리차 법원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서가 몬테네그로 법무부에 먼저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법무부가 청구를 한 시기는 올해 3월 29일이고, 미국이 주 몬테네그로 대사관을 통해 청구서를 보낸 것은 4월 3일이다. 법원은 또 권씨가 한국으로의 송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송환국이 결정돼도 권씨는 현지 법원이 선고한 4개월의 징역형부터 마쳐야 한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전 세계 피해 규모가 5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측근 한모씨와 싱가포르로 출국해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세르비아에 머물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인접국인 몬테네그로로 이동해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으로 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지난 6월 1심 재판에서는 권씨와 한씨에게 징역 4개월의 실형이 선고됐고, 이달 16일 2심에서도 징역 4개월이 유지됐다. 현재 권씨와 한씨는 포드고리차에서 북서쪽으로 약 12㎞ 떨어진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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