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사람 되고파"... 흉기난동 동경
상경 후 중학생 2명 골라 범죄 실행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을 동경해 모방 범죄를 저지른 1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상동기' 범죄를 엄벌하는 기조에 맞춰 더 무거운 형벌을 받아야 한다며 항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진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군에게 1일 장기 6년, 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소년법상 만 19세 미만 미성년 범죄자는 성인과 달리 형의 상·하한을 나눈 부정기형이 선고된다. 단기형을 채운 뒤 교정당국 평가에 따라 형 집행이 조기에 종료될 수도 있다.
교화에 방점을 둔 만큼 장기 10년·단기 5년이 유기형 최대 형량이며, 사형·무기형에 해당하는 범죄도 최대 15년의 유기형이 선고된다. 만 16세로 촉법소년이 아닌 A군은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A군은 지난해 10월 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인근 산책로에서 중학생 2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1명은 손가락을 다쳤다. 그는 그해 7월 발생한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을 뉴스로 접하고 "나도 강하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상동기에 빠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추석 연휴를 맞아 흉기 3점과 둔기 1점을 가방에 담아 경남 창원에서 상경했고,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발견한 피해자들을 미행하던 중 인적이 드문 곳을 골라 범행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흉기로 위협만 할 생각이었고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면서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림역 흉기난동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잔혹한 범죄인데 이를 추종하는 것에서 나아가 행위 착수에까지 이르렀다"며 소년사건에서 비교적 중한 형량인 장기 6년, 단기 4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충격이 크고,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해 보다 엄중한 형이 선고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이상동기에 의한 강력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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