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늘 4선 이상 중진 당선자 간담회에 이어 내일 당선자 총회를 열고 새 지도부 선출과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행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컸다. 그렇다고 해도 대통령실 눈치만 살피며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집권 여당의 책임이 큰 사실도 분명하다. 새 지도부 선출 논의는 이러한 총선 결과에 대한 객관적 진단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당에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사퇴에 따른 지도부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를 두고 여러 견해가 나오고 있다. 22대 국회 출범 직후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과 관리형 비대위 체제를 꾸려 차기 전대를 차분히 준비하자는 주장 등이다. 차기 당권주자로는 '비윤' 나경원 안철수 김태호 의원 등이 꼽히지만, 이들은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선 '30대 청년'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자 추대론이 나올 만큼 당을 수습할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지도부 정비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새 지도부가 갖춰야 할 리더십에 대한 공감이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는 윤 정부 출범 이후 7번째 지도부다. 여당 대표의 평균 임기가 4개월이 안 된다는 사실은 용산의 입김에 취약한 리더십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윤 중진들이 차기 당권주자에 거명되는 것도 '수평적 당정관계'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중진 당선자들부터 민심을 반영한 새 리더십 구축을 위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할 것이다.
총선 이후 '채 상병 특검법'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 내 특검법 처리를 공언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의 관여 여부가 핵심 쟁점인 만큼 윤 대통령으로선 곤혹스러운 사안이다. 당정이 이번에도 지난 2년과 같이 현안 회피를 위한 수세적 태도로 일관해선 안 될 것이다. 국회 현안에선 당이 주도하되, 대통령과 거대 야당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할 때에만 당정관계 재정립은 물론 여당의 리더십 구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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