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공격용 살상무기 지원 없다"
"공동 이익 함께 추구하는 관계로" 수위 조절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러시아를 향해 "경제협력과 공동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 나가는 관계로 관리"하겠다며 "(이를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북러 간 긴밀한 군사밀착 관계를 억제하는 동시에, 한러 관계개선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한국의 레드라인을 많이 넘고 있는 것 같다"는 외신기자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입장 차이에 따라서 우리가 반대하거나 경계할 것은 한다"는 전제 아래 "러시아 관계를 가급적 원만하게 잘 관리해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다만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 전후 포착된 북러 간 무기 거래 정황에 대해선 단호했다. 윤 대통령은 "불법적인 전쟁 수행 지원 측면도 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핵 관련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유엔과 국제사회를 통해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해서도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 불법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 재건 지원을 재정 여건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공격용 살상 무기는 어디에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방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 발언엔 북러 군사밀착을 억제하고, 한러관계를 개선하려는 셈법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인 12월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이도훈 주러대사를 콕 집어 "존경하는 대사님"이라며 대화의 손짓을 내밀었지만, 정부의 대러제재 확대와 '우크라이나 전면지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이후 러시아는 우리 국민을 간첩 혐의로 구금하는가 하면, 거부권행사로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활동을 종료시키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그럼에도 한러 사이 더 이상의 마찰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북러 간 협력이 심화하지 않도록 한러관계를 관리하는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일관계에 대해 "여러 현안이나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순 있지만, 확고한 목표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건 인내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맹국이라고 해도 다른 나라 대선 결과를 예측하고 가정해서 언급하는 것은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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