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신상 드러나… 2차 피해도
방심위, 13일 접속 차단 여부 심의
4년 만에 부활한 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 '디지털교도소'에 교제살인 피의자 의대생과 부산 유튜버 살해 피의자 신상이 공개돼 사적 제재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디지털교도소에는 전날 부산지법 앞에서 라이브 방송 중이던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50대 남성 유튜버 A씨의 얼굴과 유튜브 주소, 연령대 등이 공개됐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아직 정확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라고 A씨에 대한 제보를 독려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8일 구속된 의대생 B씨의 신상정보도 게재돼 있다. B씨의 실명과 얼굴 사진, 졸업한 초·중·고등학교, 재학 중인 대학명과 학번 정보도 있다.
이 밖에 디지털교도소에는 사회적인 공분을 일으켰던 사건의 주요 범죄자와 범죄혐의 확정 판결 이전 피의자 등 100여 명의 실명과 사진, 직업과 전화번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 신상정보가 자세하게 공개돼 있다. 댓글에는 가해자 정보뿐 아니라 피해자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나오고 있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지금이 디지털교도소가 다시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어 자료들을 최대한 복구했다"며 "앞으로 성범죄자, 살인자에 국한하지 않고 학교폭력, 전세사기, 코인 사기, 리딩방 사기 등등 각종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사이트는 2020년 사적 제재 논란으로 자진 폐쇄했었다.
하지만 4년 만에 다시 등장하면서 범죄 혐의 확정 판결 이전인 상태에서 신상정보를 공개해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는 사적 제재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 B씨의 신상이 알려진 직후 숨진 피해 여성의 신상이 노출되고 무분별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2차 피해도 발생했다. 경찰도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해 B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사적 제재 우려가 커지자 13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접속 차단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다. 방심위가 접속 차단을 의결할 경우 의결 당일 바로 접속 차단 작업에 착수해 수일 내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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