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탈북민, 文 정권이었으면 안 왔다고 해"
"통일전선부→노동당 중앙위원회 10국 개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최근 발간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 기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북관을 직격 비판했다. "핵을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말을 믿었다는 문 전 대통령을 겨냥, "북한의 능력을 무시한" 안일한 생각이라고 꼬집고 "정세를 오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20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문 전 대통령 회고록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전제한 뒤, “그 능력을 무시한 채 (사용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의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정세를 오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딸 세대한테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상응조치가 있으면 비핵화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이 미국 쪽에 있다는 내용도 부각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평화를 주장한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리 말을 믿고 1938년 ‘뮌헨 협정’을 체결한 영국의 네빌 체임벌린 총리의 실책에 빗댔다. 김 장관은 "체임벌린 총리의 유화 정책 결과 그다음 해(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며 "북한의 소극적인 협상 자세로 일어난 북한 비핵화의 실패를 동맹국(미국)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2019년 11월 문 정부의 탈북민 강제 북송 사건을 꼬집으며, 문 정부의 대북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어선으로) 탈북한 두 가족 중 한 분은 '만약 문재인 정부였다면 탈북을 결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문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 주민에게 어떤 의미인지 분명해지는 대목"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또한, 북한이 '제2국가론'을 주창한 후 통일전선부를 폐지하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10국'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통전부는 남북회담과 경제협력, 대남심리전 등을 수행하는 한국의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기능을 결합한 형태로 운영돼 왔다. 현재는 심리전 위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통일부 판단으로, 다만 통일부 관계자는 '위상 격하'냐는 질문에 "평가를 유보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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