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라파 공습에 민간인 45명 사망
"미국은 '레드라인' 넘었나 평가 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서부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이 벌인 공습으로 수십 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며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열어 논의하기로 하는 등 국제사회 비판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라파에서 전쟁과 무관한 주민 100만 명을 대피시켰다"며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극적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라파 서부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한 바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 공습으로 지금까지 여성과 노약자 23명을 포함해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앞서 아비 하이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초동 조사 결과 하마스 지휘관을 겨냥한 공습에 따른 화재가 원인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습은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정밀 타격이었고, 민간인 피해는 이로 인한 직접적인 결과가 아니라는 취지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비판은 쏟아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28일 긴급 비공식 협의를 열고 이번 공습에 따른 민간인 피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이는 아랍권 국가를 대표하는 이사국 알제리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명령에도 난민촌을 공습한 데 대해 "공포를 느낀다"며 "이미 많은 민간인 사망을 초래한 이스라엘의 전쟁 방법과 수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미 백악관은 이번 공습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레드 라인'(금지선)을 넘은 것인지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평가하기 위해 현장에 있는 이스라엘군(IDF)과 파트너들을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IDF가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을 레드 라인으로 규정하고, 이를 넘을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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