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지난달 참고인 조사에서 진술
"법원 대기실에서 만나 과시하듯 말해"
검찰, 뉴스타파 보도-민주당 관계 수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구속 상태에서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후보) 캠프'와 긴밀하게 소통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김만배-이재명 캠프 간 소통 의혹이 불거진 시점은 대선 기간 '윤석열 봐주기 수사' 보도가 나온 때여서,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의혹 기사 보도 과정에 민주당과의 의사소통이 있었을 가능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지난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사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 나와 김만배씨로부터 민주당과 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재명 캠프와 자기(김씨) 변호사가 계속 소통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이다. 이런 김씨의 호언장담은 그가 구속되기 전인 2021년 9월 무렵부터, 구치소에 수감된 뒤인 이듬해 3월을 넘어서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시작 전 법원 대기실이나 법정 이동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틈틈이 이런 말을 전했다는 것이다.
또한 김씨는 당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특정 보도를 거론하며 이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점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허위 보도'로 규정한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보도'도 그중 하나였다. 해당 보도에는 '윤 대통령이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 수사 당시 (대장동 자금책) 조우형씨의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김씨 발언이 담겨 있다.
보도는 2022년 3월 6일 밤 이뤄졌는데, 구속 수감 중이던 김씨는 다음 날 아침 보도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월 7일 오전 10시 재판 직전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봤어? 봤지? 형(김만배)이 누구냐? 다 손써놨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김씨가 '이번 (대선)에 이재명이 이긴다. 우린 (구치소를) 나가게 돼 있다'고 우쭐해하며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당시는 대선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검찰은 △실제 소통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구속된 김씨가 어떤 식으로 이재명 캠프와 연락을 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구속 중이던 김씨가 이재명 캠프와 소통할 방법은 변호인 접견 외에는 마땅치 않다. 일반 면회나 서신은 기록이 남는다. 검찰은 당시 김씨의 변호인 등을 상대로 외부 소식을 전하는 '다리'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구속 중이던 김씨가 뉴스타파 보도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김씨는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배임증재 등 혐의로 지난달 21일 다시 구속됐다. 그는 허위 보도 기획 의혹 자체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이 허위 사실이 아니고, 녹취 내용 중 김씨가 '쓰면 안 돼'라고 언급한 점을 근거로 보도를 전제로 한 인터뷰가 아닌 사적 면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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