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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교제살인' 엄벌 호소 나선 선배들 "억울한 마음 달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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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교제살인' 엄벌 호소 나선 선배들 "억울한 마음 달래주세요"

입력
2024.07.16 15:00
수정
2024.07.16 15:27
0 0

이별통보 받은 남성, 여자친구 살해
검찰, 1일 구속 기소… 18일 첫 공판
피해자 지인들, 첫 재판 앞두고 탄원
"처벌 수위 높이는 데 도움 달라"

경기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전경.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전경. 연합뉴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 A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피해자 B씨의 대학 선배들이 첫 재판을 앞두고 엄벌을 호소했다.

자신을 B씨의 선배라고 소개한 C씨는 15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제 후배가 잔인하게 살해당했습니다.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엄벌 및 신상공개 탄원에 동참을 호소했다.

결별 통보 받자 여자친구 불러내 살해

이 사건은 지난달 7일 경기 하남시 소재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다. A씨는 여자친구였던 B씨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자 B씨를 밖으로 불러낸 뒤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대학 동기·선배들은 엑스(X)에 '하남교제살인사건 공론화' 계정을 만드는 등 사건 초기부터 사건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7일 경기 하남시에서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대학 선배와 동기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론화 계정을 개설,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엑스(X) 캡처

7일 경기 하남시에서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대학 선배와 동기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론화 계정을 개설,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엑스(X) 캡처

C씨는 "저희는 법을 배우는 입장에서 교제 살인에 대한 마땅한 법률조차 없이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후배의 억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자 이렇게 가해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위해 모였다"며 "그 피해자가 자신이 될 수도, 자신의 자식,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탄원서에는 "피해자는 고작 20세로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해 새내기로서 행복한 대학교 생활을 꿈꾸던 학생이었다"며 "꿈이 많고 누구보다 밝았던 피해자는 한순간에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했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의 창창한 미래는 물론이고, 유가족들과 친구들의 삶마저 처참하게 무너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제 살인, 피해자 약점 이용한 범죄"

교제 살인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탄원인들은 "교제 살인은 더 이상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적 영역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 있어서 폐단이 크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사회적 문제"라며 "교제 살인은 신뢰 관계와 피해자의 약점을 이용한 범죄라는 점에서 죄질이 무척 나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충격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며 "교제 살인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런 사건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경기 하남시에서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과 관련해 숨진 피해자의 대학 선배 등이 탄원서 작성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지난달 7일 경기 하남시에서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과 관련해 숨진 피해자의 대학 선배 등이 탄원서 작성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피고인의 신상 공개도 요청했다. 이들은 "국민의 알 권리로서,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유사한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제 살인은 단순히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전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교제 살인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더 나아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A씨 "우발적 범죄" 검찰 "계획 살인"

검찰은 A씨가 계획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환청이 들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B씨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자 휴대전화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범인이 사용한 흉기를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 전 강서구 살인사건 당시 쓰였던 것과 비슷한 흉기 네 자루를 구입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부장 박순애)는 1일 A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오는 18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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