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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치 제쳐 두고 전진하자”… ‘미국 통합’ 외치며 돌아온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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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치 제쳐 두고 전진하자”… ‘미국 통합’ 외치며 돌아온 트럼프

입력
2024.07.19 2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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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서
“불화·분열은 반드시 치유돼야”
북미 정상회담 재개 추진 시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행사장인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밀워키=권경성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행사장인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밀워키=권경성 특파원

“불일치일랑 제쳐 두고 앞으로 나아가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통합’을 외치며 돌아왔다. ‘미국 우선주의’ 관철이 최종 목표다. 결국 자국 이기주의가 단결의 종착지인 셈이다. 오랜 이민 혐오와 정적 비난 습관이 여전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국 이기주의를 위한 단결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생애 세 번째인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대회 최종일인 이날 행사장이 마련된 미국 위스콘신주(州)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그는 “미국 절반이 아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려고 출마했다”며 “믿음과 헌신을 갖고 여러분(당원들)의 지명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4개월 뒤 우리는 (대선에서) 놀라운 승리를 거두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 13일 유세 중 총에 맞은 지 닷새 만의 연설 무대 복귀였다.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치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를 서로 싸우는 데가 아니라 우리 나라의 진정한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써야 한다”고 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평소처럼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려던 당초 구상을 피격 이후 대폭 수정, 통합에다 메시지의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었다.

정책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표방해 온 미국 우선주의의 흔적이 역력했다. 취임 첫날 전기차 확대 정책을 폐지하고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시추를 재개하겠다고 한 이날 선언이 대표적이다. 국제사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기후변화 대응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또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봉쇄해 불법 입국자들의 미국행을 차단하고 강력한 이민 정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행사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한 뒤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밀워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행사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한 뒤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밀워키=AFP 연합뉴스

더불어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신속하게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며 중국산 자동차에 100~2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예고하는가 하면, “다른 나라들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 가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품을 팔려면 미국에서만 만들라’고 무역 상대국에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윽박’이 미국인의 단결, 자신감, 힘으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재집권 땐 김정은과 잘 지낼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들고 나온 통합이 허구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는 이날도 “미국 역사에서 10명의 최악 대통령을 꼽고 그들을 다 합해도 바이든이 끼친 해악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신랄하게 공격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에게도 “미쳤다”는 수사를 붙여 당파적 적대감을 드러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익숙한 당파적 공격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도 “분열에 적지 않게 기여한 이가 트럼프”라며 “통합은 제스처”라고 평가절하했다. 보수 성향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조차 “통합 촉구로 연설을 시작했지만, 이내 좀 더 친숙한 (비방의) 레토릭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시사했다. 집권 1기 때 세 차례 만났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잘 지냈다고 소개한 뒤,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무력 충돌의 망령이 커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도 언급한 뒤, “현 정부(바이든 행정부)가 초래한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하고 세계에서 평화와 안정, 화합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워키(미국 위스콘신주)=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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