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바르셀로나 때부터 이어진 전통
몸값 높은 선수 보호 차원서 이뤄져
'형평성 맞지 않다' 지적 나오기도
천문학적 몸값을 자랑하는 미국 농구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때도 어김 없이 선수촌 밖에 위치한 특급 호텔에 머문다. 이번엔 800개 객실을 보유한 파리 특급 호텔로, 이들은 올림픽 기간 생활 비용에만 약 1,500만 달러(약 208억 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포브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핵심 관계자를 이용해 "미국 농구대표팀이 800개 객실을 보유한 파리의 특급 호텔 전체를 임대했다"며 "선수와 코치진뿐만 아니라 선수 가족, 지원 스태프, 대표팀 임직원, 미국프로농구(NBA) 임직원 등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 미국농구협회의 예산 관련 자료를 검토했을 때 미국 농구대표팀의 올림픽 기간 체류 비용은 약 1,500만 달러 수준"이라며 "30만~40만 달러를 쓰는 다른 종목 대비 엄청난 규모"라고 강조했다.
NBA 선수 참여하면서 생긴 전통
미국 농구대표팀의 올림픽 호화 숙소는 NBA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여하기 시작한 1992 바르셀로나 때부터 32년 간 이어져 온 오래된 전통이다. 당시 미국 농구대표팀은 보안 문제를 들어 선수촌 외 외부 숙소를 이용했다. 2004 아테네와 2016 리우 때는 각각 테러 예방과 지카 바이러스 등 질병 감염을 피하기 위해 크루즈선에 머물기도 했다. 아테네에서 사용한 '퀸 메리 2호'는 세계 최대 호화여객선으로, 하루 방값이 약 1,085달러(약 140만 원)에 달했고, 리우에서 머문 '실버클라우드'도 스위트룸 1박 비용이 약 1만 2,800달러(약 1,487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 베이징 때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머물렀는데, 당시 코비 브라이언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호텔 앞이 인산인해를 이루자 2m 이상의 철조망으로 호텔 주위를 둘러싸고, 수백 명의 보안요원을 24시간 배치하는 등 철저한 경계태세에 돌입하기도 했다.
몸값 높은 NBA 선수 보호 차원
미국 농구대표팀이 이처럼 숙소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선발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역대 미국 농구대표팀에는 NBA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이번 파리 올림픽에도 르브론 제임스(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케빈 듀랜트(피닉스 선스) 등 최고의 스타들이 한 팀을 이뤘다. 선수들의 몸값만 약 6,200억 원에 달한다.
초특급 선수들이 모이는 만큼 성적도 좋다. 미국 농구대표팀은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에 이어 파리에서 올림픽 5연패에 도전한다. 특히 미국 농구대표팀의 주축이자 농구계의 살아있는 전설 제임스가 자신의 4번째 올림픽이자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서 통산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첫 경기는 29일 오전 0시15분에 열린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농구대표팀의 이같은 호화 숙소가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다는 문제제기도 나온다. 시설의 차이가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특히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한 파리 올림픽에선 선수촌에 에어컨이 제공되지 않고, 골판지 침대를 쓰는 만큼 호화 객실에 머무는 미국 농구대표팀을 향한 시샘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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