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직전 백웅기 감독 출입증 못 받아
여자 대표팀 단체전서 4점 쏘며 완패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양궁 순위 결정전에서 인도 선수들이 걸어가고 있다. 파리=AP통신
파리 올림픽에서 처참한 성적으로 조기 탈락한 인도 여자양궁 대표팀을 두고 국내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업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도 대표팀은 대회 직전 한국 출신의 백웅기 감독을 황당하게 경질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여자 양궁 단체전 8강전에서 인도 양궁대표팀은 네덜란드에 0대 6으로 완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인도 대표팀은 1세트에서 7점을 연달아 쏘더니 2세트에서도 6점을 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 3세트에서는 4점을 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인도 대표팀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예견됐다는 시각이 많다. 당초 인도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었던 백웅기 감독은 대회 직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출입증(AD 카드) 발급을 기다리던 중 인도올림픽위원회로부터 "대표팀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을 필요가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증 발급에 인원 제한이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인도 측의 황당한 행정에 분노한 백 감독은 "인도와 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도양궁협회 측은 출입증을 백 감독 대신 한 물리치료사에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백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후 2022년부터는 인도 대표팀을 지도해왔다. 백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인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은 강하다. 만약 인도가 한국과 결승을 치른다면 90%의 확률로 패할 것"이라면서도 "내가 감독 자리에 앉아 있다면 한국 선수들도 더 큰 긴장감과 압박을 느낄 것이고, 인도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인 감독이 '토사구팽' 당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분개했다. 한 누리꾼은 "이제 누가 인도 양궁 대표팀 감독으로 가려고 하겠느냐"고 꼬집었고, 다른 누리꾼도 "카르마"라고 거들었다. '카르마'란 힌두교와 불교에서 '업보'를 일컫는데, 과거에 자신이 했던 말이나 행동이 현재의 결과를 만든다는 뜻이다. 백 감독에 대한 황당한 경질 결과 인도 대표팀이 처참한 기록을 냈다는 의미다.
한국 양궁은 남녀 단체전 석권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남자 리커브 단체 결승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 결과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을 확정된 뒤 태극기를 들고 세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반면 한국 양궁 대표팀은 올림픽 단체전 남녀 동반 3연패를 거두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남자 대표팀은 29일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에 5대 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에는 여자 대표팀이 10연패를 이루는 등 올림픽 새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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