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탄두 7㎏ 단거리 발사체"
서방 언론 "수개월 전 하니예 거처에 폭탄"
"'경호·정보 실패' 부담돼 공습 주장" 분석도
지난 2일 카타르 도하에서 거행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장례식에서 하마스 고위 관리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도하=AP 뉴시스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공격한 수단이 단거리 발사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의 보안망을 뚫고 숙소에 폭발물을 설치해 하니예를 암살했다는 서방 측 분석과는 상반되는 주장이다. 암살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는 (하니예가 머문) 거처 외부에서 약 7㎏의 탄두를 실은 단거리 발사체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IRGC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설계·실행했고, 범죄적인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이라며 "적시·적소에 적절한 방법으로 가혹한 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이 하니예 암살 방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는 서방의 시각과 상반되는 발표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및 중동 정부 관리 등을 인용해 약 2개월 전에 이미 폭탄이 하나예의 이란 테헤란 숙소에 설치됐으며 하니예가 방에 들어간 뒤 원격 조정으로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하니예가 묶었던 거처는 IRGC가 직접 관리하던 고급 숙소였다는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테헤란을 자주 오가던 하니예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그가 사용할 방을 정확히 파악했다고도 전했다.
이란으로선 자국 심장부인 테헤란에서 일어난 동맹 세력 귀빈의 암살이 대외적으로는 '중대한 경호·정보 실패'로 비칠 수밖에 없어, '폭탄 설치가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타격'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복수의 이란 관리를 인용해 "이란 정보·보안의 치명적 실패이며, 하니예와 같은 저명한 귀빈을 위한 휴양, 비밀 회의 및 숙박 시설로 이 단지를 사용하는 IRGC에는 엄청난 당혹감을 안겨 줬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암살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습을 벌인 적은 없다'고는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하니예 암살 당일)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미사일이나 무인기(드론)에 의한 공습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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