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애지도 "힘내라. 결승에서 만나자"고 대답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동메달리스트 임애지(화순군청)가 북한의 '복싱 영웅' 방철미와 나눴던 대화와 과거 일화를 공개했다.
임애지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대회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를 상대로 2-3 판정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임애지와 같은 54㎏급인 방철미도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중국의 창위안에게 판정패해 동메달이 확정됐다. 올림픽 복싱 경기는 규정에 따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두 선수에게 모두 메달을 수여한다.
임애지는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방철미 선수를 만났다"고 운을 뗐다. 방철미는 임애지에게 "파이팅해라"라고 응원했고 임애지도 "힘내라. 결승에서 꼭 만나자"며 격려했다고 한다.
임애지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둘 다 떨어졌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방철미가 먼저 치른 준결승에서 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꼭 이겨서 (방철미 선수보다) 더 높은 시상대에 올라가고 싶었다. 그렇게 이기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임애지와 방철미는 오는 7일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메달 세리머니에서 함께 3위 단상에 오른다.
임애지와 방철미의 인연은 지난해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시작됐다. 둘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54㎏급 16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임애지는 방철미에게 패했고 방철미는 결승까지 올라가 창위안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애지는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났을 때 방철미 선수는 체중을 늘리고, 나는 체급을 내린 상황이었다. 같은 체급 선수끼리는 잘 대화를 나누지 않는데, 원래 다른 체급이었다 보니 대화를 조금 나눴다"며 일화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나고 난 후 나한테 '수고했다. 많이 늘었더라'라고 했다. 나는 '고맙다'고 대답했는데, 속으로는 '내가 졌는데 늘었다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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