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스포츠 취재진 흉터 언급에
"여성 선수에게만 외모 질문" 비판
출전 못 한 안산 뜬금없이 거론도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 임시현을 상대로 방송 취재진이 인터뷰를 하던 중 성차별 소지가 있는 질문을 던졌다가 "시대 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SBS 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의 인터뷰 코너 '챗터뷰'는 '임시현 "진 이유가 저한테 있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취재진은 임시현에게 "턱에 활 자국이 있는데"라고 질문했다. 취재진이 언급한 활 자국은 선수가 활을 쏠 때 끌어당긴 시위가 턱과 마찰하면서 생긴 상처를 말한다. 임시현이 그만큼 피나는 연습을 통해 올림픽 무대에 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다.
방송사 질문에 대해 임시현은 "이제 무뎌졌다. 착색돼 버렸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자 취재진은 "시술할 생각이 없느냐"고 되물었다. 레이저 시술 등을 통해 착색된 피부를 되돌릴 계획이 없는지 질문한 것이다. 임시현은 "은퇴하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인터뷰 영상은 임시현의 턱 부위를 확대해서 보여주기도 했다.
인터뷰 영상을 시청한 일부 누리꾼들은 "성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양궁 종목 남자 선수들 인터뷰에선 외모 관련 질문이 전혀 없었는데, 임시현만 외모 지적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남성 격투기 운동선수들이 격한 대결 과정에서 얻은 '만두 귀'(이개혈종)는 '영광의 상처'로 평가되는 반면 여성 선수의 흉터만 지워야 할 대상으로 봤다는 지적도 있었다. 5일 기준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남수현과의 결승에 '안산 보고 있나' 제목
앞서 스브스스포츠는 임시현과 남수현의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 영상의 썸네일(영상 대표 이미지)로도 논란을 일으켰다. 유튜브 채널이 지난 3일 경기 요약 영상을 게시하는 과정에서 '임시현, 안산 언니 보고 있나'라고 제목을 단 것이 구설에 휘말렸다.
2020 도쿄 올림픽 3관왕이자 전 국가대표 선수인 안산과 견줄 만큼 임시현을 높게 평가하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무례한 자막'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안산을 굳이 소환해서 대결구도를 만들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수현과의 경기 내용에 초점을 맞춰 제목을 달아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현재 해당 영상의 제목은 '임시현 백투백 3관왕'으로 수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 방송사인 올림픽방송서비스(OBS)는 올림픽 촬영진에게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를 같은 방식으로 촬영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여성 선수의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등 성차별적 시선이 중계에 담겨선 안 된다는 취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도 2024 파리올림픽 개최에 앞서 '성평등 올림픽'을 위한 보도지침을 마련했다. '남성 선수라면 하지 않을 질문을 준비하지 않았는지', '경기 결과와 과정에서 드러난 선수의 역량을 중심으로 질문을 준비했는지' 등을 점검하자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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