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업계 기부금 비중 15%→48%
"차기권력과 우호 관계 위한 투자" 해석
미국에서 대선과 양원, 주지사 선거 등이 일제히 치러지는 11월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에 기부금이 밀려들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폐 업체들이 기업들 중 최다 액수를 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선거와 관련해 지금까지 기업들이 낸 기부금은 총 2억4,800만 달러(약 3,295억 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상화폐 업체들의 후원금은 1억1,900만 달러(약 1,580억 원)로, 전체 기업 기부금의 약 48%에 달했다.
과거 선거와 비교할 때 가상화폐 업계의 기부액은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났다. 역대 선거에서 기업 기부자 중 가장 '큰손'은 석유회사나 은행인 경우가 많았다. 가상화폐 업계는 2010년부터 세 차례 연방 선거에서 전체 누적 기업 기부금의 약 15%의 비중만 차지했을 뿐이다.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가상화폐 기업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로, 총 5,050만 달러(약 670억 원)를 냈다. 가상화폐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도 4,800만 달러(약 637억 원)를 기부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의 기부는 미래 권력과 우호적 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투자' 성격에 가깝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을 계기로 가상화폐 산업은 엄격한 감시를 받아 왔고, 특히 코인베이스와 리플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큰 갈등을 빚어 왔다. 코인베이스는 증권법과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제소당했고, 리플랩스 역시 리플이 화폐인지 증권인지를 둘러싸고 당국과 법적 다툼을 벌였다.
가상화폐 업계와 민주당 간 갈등을 이용하기 위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친(親)가상화폐 후보로 내세워 왔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가상화폐 산업 성장을 돕는 정책을 지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과는 달리, 업계와 친밀한 관계를 쌓아 가려는 시도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불확실한 가운데, 두 정당 모두를 향해 (가상화폐 업계의) 자금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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