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예고한 총파업 막판 극적 타결
'간호법' 제정으로 노사 대화 물꼬
조선대병원 유일하게 파업 시작
간호사를 포함한 보건의료 종사자 총파업 직전에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극적 노사 합의가 이뤄졌다. 반년 넘게 이어진 전공의 공백 상황에서 간호사들까지 떠날 경우 극심한 혼란이 예상됐던 만큼 마음을 졸였던 환자들과 의료계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29일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던 62개 의료기관 중 59곳에서 단체협약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62개 의료기관이 모두 파업에 참여할 경우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약사, 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의료 인력 2만2,000명이 의료 현장을 떠날 것으로 예상됐다.
27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밤샘 교섭과 조정회의를 거친 끝에 큰 위기를 넘겼다. 전날 오후 10시 무렵에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타결된 의료기관은 22곳에 불과했지만 자정을 지나면서 합의를 이룬 의료기관이 크게 늘었다. 해당 의료기관 노조는 모두 파업 참여 결정을 철회했다.
다만 조선대병원과 노원을지대병원, 호남권역재활병원은 노사 합의에 실패했다. 조선대 병원은 이날 오전 8시 병원 로비에서 출정식을 열고 파업을 시작했다. 호남권역재활병원은 환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우선 사측과 추가 협상을 진행한 뒤 다음 달 3일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원을지대병원도 내달 11일까지 다시 한번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의료 현장 마비까지 우려됐던 이번 파업이 벼랑 끝에서 출구를 찾은 데는 전날 국회에서 통과된 '간호법'이 큰 역할을 했다. 간호법은 수술실 등에서 의사들의 업무를 일부 대신하는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한 것으로, 간호사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핵심 요구 사안인 간호법이 통과되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상당히 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조는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과 정부에 △총액 대비 6.4% 임금인상 △조속한 진료 정상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책임 전가 금지 △인력 확충 △주 4일제 시범사업 실시 △간호법 제정 등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 마련 △간접고용 문제 해결 △기후위기 대응 △표준생계비 확보와 생활임금 보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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