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별단속 2년]
경찰 검거 인원 8,000명, 40개 조직
피해자 1만6000명, 절반 이상 2030
수많은 피해자들을 피눈물 나게 한 전세사기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수사당국이 팔을 걷어붙인 지 2년. 그동안 보증금을 떼먹은 임대인, 불법을 알면서도 묵인한 공인중개사 등 8,000명이 수갑을 찼다. 전세사기 전문 40개 범죄조직이 덜미를 잡혔고, 50명 이상이 징역 7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자만 1만6,000명, 피해금액은 2조5,000억 원에 달한다.
경찰청과 대검찰청, 국토교통부는 1일 '범정부 전세사기 특별단속'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2년 7월부터 2년간 특별단속을 벌여 8,323명을 검거하고 610명을 구속했다.
전세사기 유형 중에는 허위 보증·보험이 2,935명(35.3%)으로 가장 많았다. 무자본 갭투자가 1,994명(24%), 불법 중개·감정이 1,575명(18.9%)으로 뒤를 이었다. 피의자 중에는 명의만 올려놓는 '바지'사장 등 가짜 임대인· 임차인이 3,141명(37.7%)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넘었다.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도 2,081명,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과 소유자도 1,454명이었다.
조직적 전세사기도 판을 쳤다. 경찰이 검거한 전세사기 조직만 40개였다. 건축주와 분양대행업자, 공인중개사, 임대인이 공모한 '무자본 갭투자' 조직이 19곳, 총책을 중심으로 가짜 임대인이 가담한 전세자금 대출사기 조직이 21곳이었다. 경찰은 이 중 15개 조직에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총책부터 공인중개사, 브로커까지 130명을 거느린 채 수도권 일대에 428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매입해 보증금 110억 원을 빼돌린 일당도 있었다. 검찰도 전세사기 전담검사를 지정해 조직적 전세사기범 20명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구형하는 등 엄벌에 앞장섰다.
피해도 컸다.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1만6,314명, 피해금액은 2조4,963억 원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세대빌라(59.9%) 등을 찾았다가 표적이 된 학생과 사회초년생에 피해가 집중됐다. 피해자 중 20대 이하가 4,102명(25.1%), 30대가 6,152명(37.7%)으로 2030이 60%를 넘었다. 1인당 피해 규모는 1억~2억 원이 34%로 가장 많았다.
정부가 피해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경찰은 검찰과 협력해 1,918억 원을 몰수·추징 보전했지만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전세사기 조직, 브로커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엄정 단속하고 관계부처와 협력해 피해 회복과 구제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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