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철 전 SC은행 상무가 관리인
회계법인, 존속-청산가치 따져야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입점업체들의 연쇄 도산 위기를 초래한 '티메프'(티몬·위메프)가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파산을 면한 두 회사는 기존 경영진이 아닌 '제3자 관리인'을 통해 법원 관리를 받으면서 영업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안병욱 회생법원장)는 10일 티메프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법원은 과거 동양그룹 회생사건에서 관리인을 맡은 적 있는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제3자 관리인으로, 한영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각각 선임했다. 관리인은 법원 허가를 받으면서 채무자 회사(회생기업)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으로, 회사뿐 아니라 채권자와 근로자 등 모든 이해관계인을 위해 일하는 일종의 공적 수탁자다.
재판부는 "채권자협의회(채권자들의 의견 조정 기구)에 대한 의견조회 결과,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 대신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면서 "법원행정처 회생·파산위원회에 의견조회 절차를 거쳐 전문성을 가지고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인물을 관리인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서 두 회사는 앞으로 채권자 목록 작성과 조사 등을 진행하게 된다. 조사위원은 기업실사 등을 통해 티메프의 계속기업가치(기업이 존속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와 청산가치(기업을 닫고 현재 자산을 나누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따진다. 관리인이 이를 토대로 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채권자와 담보권자 등 동의를 거쳐 법원이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판단한다.
법원은 다음 달 10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하라고 두 회사에 주문했다. 채권신고 기간은 다음 달 24일까지다. 다만, 티메프가 제출한 채권자목록에 기재된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주주∙출자지분은 기간 내 신고된 것으로 간주된다.
조사위원의 보고서 마감 시점은 11월 29일이다. 최종 회생계획안은 12월 27일까지 제출토록 했으나, 통상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연장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법원은 채권자가 10만 명을 초과하는 상황을 감안해, 향후 일정·절차는 송달 대신 공고로 알리기로 했다.
회생계획 인가 전 두 회사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인가 전 M&A)도 가능하다. 반대로 M&A가 실패한 상황에서 기업의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크다고 평가되면, 법원은 회생절차를 폐지한다. 이 경우 회사는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다시 신청하거나, 파산을 택해야 한다.
티몬과 위메프는 7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와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린 법원은 ARS 진행을 결정하고 회생개시를 보류했으나, 두 차례 회생절차 협의회 끝에 ARS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고 이달 2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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