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도시 의료원도 의사 못 채워
의사 부족에 장기 휴진, 진료과 폐지도
공공의료기관인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상당수가 만성적인 구인난(의사, 간호사)을 겪고 있고 의사가 없어 진료 공백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의료진 처우 개선 등 공공의료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남희(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공공병원 보건의료 인력 정원과 현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지방의료원 35곳 중 14곳(40%)이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2020년에는 14곳, 2021년 16곳, 2022년 15곳에서 의사 결원이 발생했다. 적십자병원도 전체 6곳 중 절반이 올해 의사 정원을 못 채웠다.
의사 부족 문제는 규모가 작은 지방 소도시뿐 아니라 정주 여건이 좋은 대도시 의료원도 경험하고 있었다. 일례로 서울의료원은 지난해 말 의사 정원이 285명이었지만 현원은 245명으로 40명이 부족했고, 대구의료원은 정원 65명 중 47개 자리만 채워졌다. 부산의료원은 정원 81명에 현원 78명, 인천의료원은 정원 45명에 현원 41명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성남시의료원은 99명 중 절반에 가까운 45명(45%)이 공석이다.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도 모자랐다. 간호사를 정원만큼 뽑지 못한 지방의료원은 2021년 28곳에서 지난해 24곳으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10곳 중 7곳은 간호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한 지방의료원은 지난해 10곳으로 2020년보다 2곳 늘었고, 의사와 간호사 모두 충분히 확보한 곳은 2022년 12곳에서 지난해 7곳으로 감소했다. 적십자병원 절반도 의사, 간호사 정원을 충족하지 못했다. 공공병원 인력난이 심화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의료진이 부족한 탓에 진료 공백도 발생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지방의료원 20곳에서 총 32개 진료과가 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었다. 속초의료원은 이비인후과, 피부비뇨기과, 신경과, 가정의학과가 지난해 11월부터 휴진 중이고, 울진군의료원은 신경과, 재활의학과, 안과, 피부과, 비뇨의학과가 환자를 받지 못한다. 의정부의료원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응급실을 부분 운영했으며 삼척의료원은 2022년 호흡기내과를 폐지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에 매년 60~80명 규모로 의사를 파견하고 있지만 진료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김 의원은 “2020년 12월 정부가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공공의료기관과 의료진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필수의료 정책에도 지역 공공의료를 살리고 공공의료 인력을 육성하는 정책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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