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가 높은 이중 가격제 확산에
라이벌 배민과 쿠팡이츠, 티격태격
정작 식당에선 "둘 다 똑같다, 답답"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25일 배달앱 경쟁사인 쿠팡이츠를 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쿠팡이츠가 올해 3월 말 무료 배달을 먼저 도입하고 배민이 이를 경계하면서 형성된 두 회사 간 긴장 관계는 전면전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발단은 전날 쿠팡이츠가 낸 입장문이었다. 쿠팡이츠는 최근 롯데리아를 비롯해 외식업계에서 배달용 가격을 매장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가 퍼지자 그 원인을 배민에 돌렸다. 배민이 쿠팡이츠에 뒤따라 실시한 무료 배달 비용을 메우기 위해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올리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외식업계가 배달가를 높였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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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는 무료 배달에 따른 고객 부담 배달비를 식당 업주에게 떠넘기지 않은 점도 강조했다. 이중 가격제를 일으킨 곳으로 배민과 함께 묶이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배민은 곧바로 발끈했다. 이중 가격제가 "특정 업체만의 문제"라고 한 쿠팡이츠의 설명이 사실을 왜곡했다고 맞섰다. 배민은 자체 배달 상품인 배민 배달 기준 무료 배달 부담이 쿠팡이츠와 차이 없다고 했다. 쿠팡이츠도 이중 가격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무료 배달 구조를 보면 두 곳 모두 고객 몫 배달비는 회사가 내고 식당에는 서울 기준 배달비 2,900원을 부담하게 한다. 중개수수료는 9.8%로 같다. 배민 관계자는 "(쿠팡이츠) 주장은 소비자와 외식업주를 오인시킬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민이 무료 배달 이후 중개수수료를 높인 건 비용을 식당에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 대응까지 언급되는 두 회사 간 갈등은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도입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2019년 5월 창립 후 배민, 요기요보다 낮은 업계 3위에 머물렀던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 시행 이후 몸집을 불렸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 결과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23년 8월 438만3,390명에서 올해 8월 810만5,303명으로 84.9% 뛰면서 요기요를 앞질렀다. 배민은 올해 8월 MAU가 2,280만8,524명으로 확고한 선두이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2%로 정체 상태다. 치고 올라오는 쿠팡이츠와 부동의 1위를 굳히려는 배민은 티격태격할 수밖에 없는 라이벌인 셈이다.
정작 외식업체들은 두 회사 간 다툼이 불편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배달 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중개수수료 해법을 찾긴커녕 불협화음만 내고 있어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무료 배달을 하고 중개수수료를 높이긴 했지만 사실 쿠팡이츠 모델이라 식당 입장에선 둘 다 똑같다"며 "서로 자기가 낫다고 하는 이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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