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국가전략연구센터' 폐지
이명박 정부 때 설립된 이후 15년 만
김현정 "예산국감 통해 복원시킬 것"
윤석열 정부의 10대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국가전략연구플랫폼을 운영하는 전담 부서가 폐지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만들어져 박근혜 문재인 정부 때도 명맥을 유지했던 '국가전략연구센터'가 윤 정부 예산 삭감의 유탄을 맞아 결국 문 닫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책연구기관인 경제·사회인문연구회(경사연)가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사연 내 국가전략연구센터는 지난 4월을 끝으로 간판을 내렸다. 설립 15년 만으로 경사연은 지난해 12월 국가전략연구센터 운영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전략연구센터는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대한민국 사회·경제 재도약을 위한 국가·미래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출범시킨 기구다. 당시 이름은 '미래전략연구센터'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등과 함께 국가·미래전략을 짜는 '삼각편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전략연구센터는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름은 바뀌었을지언정 국가 중장기 발전전략 의제 발굴 등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국가전략연구센터에는 '국가전략연구플랫폼 구축·운영'이라는 역할이 부여됐다. 경제안보·미래 종합전략·규제개혁·인구구조 등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를 추린 10대 국가전략과제와 3대 구조개혁(노동·교육·연금) 과제에 대한 연구·자문을 담당할 기구를 마련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전략연구센터도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392억 원이었던 경사연 예산은 올해 187억 원으로, 205억 원(52%)이나 삭감됐다. 특히 국가전략연구센터 관련 예산인 특수사업비는 260억 원에서 69억 원으로, 191억 원(73%)이 깎였다. 국가전략연구센터 예산은 아예 전액 삭감됐다. 올해 정부는 R&D 예산 삭감 비판을 감안한 듯 특수사업비 예산을 24억 원 증액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경사연 관계자는 "국가전략연구센터는 예산 때문이 아니라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폐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국가전략연구센터의 폐지는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위험을 안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폐지한 국가전략연구센터를 이번 국정감사와 예산 국회를 통해 반드시 복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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