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방위사업청 국정감사
국방부가 방위사업청 조직을 대폭 흡수하는 국방 연구·개발(R&D) 개편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석종건 방사청장이 "(국방부와) 대등한 입장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은 "국방부에 끌려가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석 청장은 "고민 끝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야당 국방위원들은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국방부 중심 국방연구개발 거버넌스 구축방안'을 두고 공세를 펼쳤다. 방사청에 무기체계 R&D 기능만 남기고, 방사청 출연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ADD)와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를 모두 국방부로 넘겨 기능 통폐합을 한다는 계획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국방 기술개발 예산 4조6,000억 원 중 방사청이 99.6% 정도 쓰는데, 국방부 주도로 이뤄지는 개편이 이뤄지면 0.4%였던 국방부 예산은 67.2%로 늘어나고 방사청은 33.7%로 줄어든다"며 "이를 막을 수 있겠느냐"고 질의했다. '공룡' 국방부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이다. 이에 석 청장은 "막는다기보다 (국방부와) 대등한 입장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야당은 석 청장의 입장 변화도 꼬집었다. 석 청장이 7월까지만 해도 "전체적으로 동의하나 세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던 것을 지적하면서, "꺾여졌다"고 비판한 것이다.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가 만든 방사청의 연혁과 대한민국 방산을 고려했을 때 국방부가 주도해서는 부패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석 청장은 그러나 '스스로 고민한 결과'라고 강변했다. 그는 "처음에는 지금 체계가 충분히 제대로 작동한다 생각해서 부정적 의견을 냈지만, 4차산업혁명 등으로 많은 무기가 개발되고 비무기 일반 상용품이 전장에 들어오는 상황에 ADD 밖에도 더 뛰어난 기술이 많다"며 "종합적 큰 틀에서 국방 과학 기술을 고민하다 보니 국방 연구개발 혁신 방안이 상당히 필요하겠다고 생각했고, 꺾인 게 아니라 확신을 얻어서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석 청장은 2022년 폴란드에 수출된 FA-50 경전투기 계약과정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12대 중 9대가 가동 가능한 상태이며, 나머지 3대는 수리 부속품의 통관 지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2022년 9월 K9 자주포, K2 전차와 함께 FA-50 48대를 도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맺었다. 이후 FA-50 GF 12대가 먼저 폴란드에 납품됐다. 폴란드 측 요구사항이 반영된 FA-50 PL 36대가 향후 납품될 예정이다. 그러나 작년 폴란드 총선에서 현 정부가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총리 자리를 내주면서, 무장은 제외한 채 항공기 구매에 관한 내용만 있는 FA-50 계약과정에 관한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석 청장은 방산업체 풍산이 전쟁 중인 레바논에 81㎜ 박격포탄을 수출하겠다며 방사청에 수출예비승인 검토 요청을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단계로 상황이 위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가 이익과 외교관계를 종합적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평양 무인기 침투'에 대한 질의도 잇따랐다. 이건완 국방과학연구소장은 북한이 사진으로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이 운용하는 무인기의 형상 차이에 대한 질문에 "비슷한 모양의 무인기가 많아서 사진을 보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자세히 보면 (우리) 개발자들이 만든 것과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대북 전단 통이 3D 프린터로 제작된 지점에 대해서는 "만약에 저런 것을 우리가 만든다면 3D 프린터로 만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 ADD에서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적이 없다는 입장도 확실히 했다. 북한은 지난 3일, 9일, 10일 남한 측 무인기가 평양을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군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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