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구속심사 당일 집에서 발견돼
경찰 "범죄 정황 없어" 밝혀
공장의 배터리 폭발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은 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모회사 관계자가 경찰의 수사를 받아오던 중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화성시 장안면 주택에서 아리셀 모회사인 에스코넥 관리자급 전 직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아리셀과 에스코넥이 국방부의 품질검사를 조작해 불량 배터리를 납품한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이날은 그가 관련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날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화재사고 수사 중 아리셀이 2021년 군납을 시작할 당시부터 줄곧 군용 일차전지의 품질검사를 조작해 올해 2월까지 47억 원 상당을 납품한 사실을 파악했다. 아리셀의 모회사인 에스코넥 역시 2017, 2018년 국방부에 전지를 납품할 당시 시험데이터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군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품질검사 조작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아리셀과 에스코넥의 전현직 임직원 24명을 형사 입건했고, 이 중 핵심 피의자로 알려진 A씨 등 3명에 대해선 지난 10일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에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 참석에 앞서 법원에서 이들 3명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자 소재 확인 끝에 자택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관련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숨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법원은 이날 A씨를 제외한 B씨 등 2명에 대해서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B씨에 대한 특경법상 사기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나머지 1명에 대해선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쯤 아리셀 공장에선 배터리 제품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나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재해위험요인을 방치하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은 오는 21일 첫 재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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