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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든 해리스·'망치' 든 트럼프... "대선 누가 이기든 미중 기술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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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든 해리스·'망치' 든 트럼프... "대선 누가 이기든 미중 기술 갈등 격화"

입력
2024.10.24 14:36
수정
2024.10.24 14:46
8면
0 0

중국 견제 원칙 같지만 방법론선 차이
"해리스, 통제 대상 정교하게 타기팅
트럼프는 신속·대대적인 견제 예상"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12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가운데 누가 승리하든 미중 갈등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두 후보는 방법론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중국의 군사 및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막아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누가 되든... 미중 '소프트웨어 갈등' 본격화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전직 조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기술업계 전문가,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해 △중국산 반도체, 스마트카 등 수입품의 미국 유입을 늦추기 위한 조치와 △중국으로 향하는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설비에 대한 수출 규제가 대선 이후 추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오는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는지에 상관없이 미중 기술 전쟁이 격화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특히 새로 들어서는 정권은 데이터, 데이터와 연결된 장치를 중심으로 한 냉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금까지 미중 갈등은 첨단 반도체를 가운데 두고 전개돼 왔으나, 앞으로는 무형의 소프트웨어를 둘러싸고 이른바 2라운드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의미다. 로이터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중국산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커넥티드카'(실시간 무선 인터넷 접속 기반 자율주행 등 첨단 자동차 기술 사용 차량)를 미국 도로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중국계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내년까지 미국 사업을 매각할 것을 의무화한 법안이 지난 4월 의회를 통과한 것을 그 전조로 들었다.

지난 16일 멕시코 접경 지역인 미국 애리조나 더글라스의 거리에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팻말과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팻말이 나란히 꽂혀 있다. 더글라스=AFP 연합뉴스

지난 16일 멕시코 접경 지역인 미국 애리조나 더글라스의 거리에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팻말과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팻말이 나란히 꽂혀 있다. 더글라스=AFP 연합뉴스


"트럼프, 동맹국 동참 안 할 경우 불이익 줄 것"

다만 로이터는 지금까지 두 후보의 발언 등으로 미뤄 접근법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부 차관을 지낸 빌 라인쉬는 "해리스가 '메스'를 들이대는 것과 달리 트럼프는 '망치'를 휘두를 가능성이 크다"고 빗댔다고 한다. 해리스 행정부는 확실한 통제 대상을 정하고 정교하게 옥죌 가능성이 큰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훨씬 신속하면서 대대적인 방식으로 중국을 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 기업 목록을 바이든 행정부보다 확대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 수출을 위해 받아야 하는 정부 라이선스는 더 자주 발급 거부할 공산이 크다고 매체는 짚었다.

트럼프가 공언한 관세 인상 계획만 봐도 그가 중국에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것임이 엿보인다.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 시 중국산뿐 아니라 모든 외국산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해리스는 이에 "미국 국민에 대한 세금"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등만을 조준 겨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해리스의 입장이다.

대중국 견제에 동맹국들을 참여시키는 데 있어서도 두 행정부는 상반된 태도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는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처럼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데 주안점을 둘 가능성이 큰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이 미국의 방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기꺼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점쳤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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