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명태균이 尹부부와 남긴 수많은 '접촉'의 기록… '용산'을 넘보는 검찰 수사
알림

명태균이 尹부부와 남긴 수많은 '접촉'의 기록… '용산'을 넘보는 검찰 수사

입력
2024.11.16 04:30
0 0

'공천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 당일 소환
여론조사 조작·창원산단 의혹도 규명 대상
'尹 공천개입 고발건' 중앙지검→창원지검

윤석열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창원교도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창원교도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까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구속되며 검찰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나온 의혹과 명씨의 과거 행적 등을 토대로 볼 때, 검찰은 윤 대통령이 직접 관련된 사실을 확인하는 쪽으로도 뻗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사는 '공천 대가 돈거래' 의혹에 집중돼 있지만 △대선 기간 윤 대통령(당시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 조작이 실제로 있었는지 △이를 대가로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전 의원의 재보궐선거 공천을 약속했는지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작업이 이어지게 된다.

15일 창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오후 2시 창원교도소에 수감 중인 명씨와 김 전 의원을 동시에 불러 조사했다. 이날 새벽 1시 20분쯤 두 사람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는데, 구속 당일 피의자를 곧바로 소환조사하는 것은 흔치 않다. 이렇게 속도를 내는 건 영장에 담긴 '공천 대가 금품 의혹'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명씨는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김 전 의원에게 '전략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면서 7,600만여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김 전 의원은 이를 건넨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명씨와 김 전 의원 모두 이 돈의 공천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당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주고받은 돈은 더 없는지 등을 추궁할 전망이다. 수사 정도에 따라, 검찰이 구속기한(최장 20일)에 맞춰 두 사람을 기소할 때 혐의액이 훨씬 뛸 수 있다. 당초 검찰은 이들 사이 최소 9,000만 원이 오간 것으로 파악했으며,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이자 관련 폭로를 이어온 강혜경씨는 이 돈이 모두 공천 대가라고 주장해 왔다.

다음 검찰 수사의 초점은 ①지난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을 위해 실시한 81차례 여론조사가 왜곡·조작됐다는 의혹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명씨가 실질 운영)는 대선 기간 81차례 공표·미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명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 경선 중이던 2021년 9월 29일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인 강씨에게 "젊은 층 응답하는 계수 올려서 윤석열이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달라"고 지시하는 통화 녹음도 공개됐다. 해당 미공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는 516명이었지만, 보고서엔 2,038명이 응답한 것으로 기록됐다. 검찰은 실제 여론조사가 왜곡·조작됐는지, 누구 부탁이나 영향을 받았는지, 원하는 결과를 위해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3월 8일 부산 연제구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3월 8일 부산 연제구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아울러 ②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 여론조사 조작을 대가로 2022년 재보선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는지도 함께 규명해야 할 대상이다. 강씨는 윤 대통령을 위한 여론조사에 3억7,500만 원 상당이 들었으며, 명씨가 이를 받으러 김건희 여사를 찾아갔지만 비용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 공천 확정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당시 당선자)이 명씨에게 통화로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고 말한 육성 녹음 파일이 이미 공개됐다. 다만 이 통화 녹취 파일은 흔적만 남았을 뿐, 검찰이 아직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이 증거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 과제다.

이밖에 ③명씨가 '무상 여론조사'에 대해 다른 대가를 받은 게 있는지 ④그가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 선정에도 개입했고, 이권을 챙겼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창원지검은 윤 대통령 부부가 직접 고발된 사건도 담당한다. 서울중앙지검은 13일 '윤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 고발 2건을 모두 창원지검으로 이송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 전 김 전 의원 공천 부탁을 받고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 받았고(공직선거법 위반), 당선 뒤 청탁을 실행했다(수뢰 후 부정처사)는 게 고발 요지다. 윤 대통령 부부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당시 당대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당시 당 공천관리위원장) 등도 함께 피고발인으로 적시됐다.

연일 의혹이 사방으로 터져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일단 의혹들을 모두 살펴 범죄 여부를 면밀히 따질 방침으로 전해졌다. 의혹 규명 정도에 따라 윤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지수 기자

관련 이슈태그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