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이제는 바이오] <16>제일약품
창사 65년 만에 신약 개발 완주해 성공
전국 돌며 심포지엄, 21개국 기술 이전
치료 대상 확대하고, 제형 변경도 추진
편집자주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수출을 이끌던 산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미래 기술한국을 주도할 새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한국일보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술력, 성장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제일약품이 자체 개발한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를 앞세워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제조사에 도전한다. 창사 이래 65년 만에 개발 과정 전체를 완주해 내놓은 첫 신약인 만큼 제품 성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일 제일약품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의 학술 심포지엄이 전국에서 차례로 진행됐다. 지난달 1일 정식 국내 출시를 전후해 수도권과 대구, 대전, 부산, 광주 등 주요 도시에서 총 10회의 심포지엄을 열고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자큐보를 알렸다.
자큐보는 제일약품이 자회사 온코테라퓨틱스와 함께 처음 개발을 완료한 신약이다. 지난 약 30년간 쓰인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들과 다른 원리로 작용해 약효가 더 빨리 발현되면서 더 오래 지속된다. 기존 치료제들은 최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복용 후 4~5일이 걸리지만, 자큐보는 복용하고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일약품은 설명했다. 또 기존 약들은 위산이 나와야 활성화하기 때문에 식사 전에 복용해야 하는데, 자큐보는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해도 된다.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이미 자큐보와 같은 원리(P-CAB)로 작용하는 약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VMR에 따르면 P-CAB 시장은 2030년까지 63억 달러(약 8조5,000억 원) 규모로 확장될 전망이다.
제일약품은 지난 5일 동아에스티와 자큐보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작년엔 중국 제약기업에 자큐보 기술을 총 1억2,750만 달러(약 1,600억 원) 규모로 수출했다. 이어 올 5월에는 인도, 이달 들어서는 멕시코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19개국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렇게 총 21개국의 현지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제일약품 연구진은 자큐보를 위궤양 치료용으로도 쓰고, 물 없이도 복용하도록 만들기 위해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만큼 빠르게 시장에 안착해 새로운 선택지로서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