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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문제에도 정치력 부재 드러낸 한동훈

입력
2024.11.23 0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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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올려진 수백 건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 관련 비방 글을 둘러싼 내부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당무 감사가 필요하네, 마네’ ‘수사 중이니 기다리자’는 등 중구난방 격론이 끝없이 증폭되고 있다. 한 대표가 자신과 관련된 문제임에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내부 소란을 확대할 일인지 의아하기만 하다.

이달 초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의 전산 오류로 익명 처리돼야 할 게시자 이름이 노출돼 한 대표와 가족 이름의 게시자가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 수백 건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 내부 갈등이 표출됐다. 의혹이 제기된 뒤엔 가족 명의 글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친윤계는 “진상을 밝히라”면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당무 감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친한계 일부도 동조하면서 한 대표가 코너로 몰리는 양상이다.

한 대표 명의 게시 글은 동명이인인 것으로 명쾌하게 해결했지만, 정작 가족 이름 게시 글에 대해서는 한 대표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거나 당원 신분 노출에 대한 법적인 문제를 들었다. “위법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건건이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도 했다. 가족이 진짜 작성한 게 맞는지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다만 위법이 있다면 철저한 수사로 진실이 드러날 것이란 입장이다. 수사를 얘기하지만 보수단체가 만인이 비판할 수 있는 대통령 부부에 대한 명예훼손을 고발한 건이라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게 법에 기댈 일이냐는 것이다. 친윤계 주장대로 한 대표가 가족에게 직접 물어보면 간단히 답이 나올 사안이라는 얘기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에 불가피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설사 가족이 게시 글로 대통령 부부 비판에 나섰다면, 한 대표로서는 면구하기는 해도 정치적 책임까지 질 일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가족 문제가 나오자 당 분열까지 감수하는 건 공당 지도자의 책임 있는 자세를 내팽개친 걸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니 여론조작 의혹까지 나오고, 김건희 여사 비판과 사과를 요구한 한 대표의 내로남불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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