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윤리위, 3년여 조사 보고서 공개
"성매매·미성년 강간·뇌물 등 증거 확인"
게이츠 "거짓이고 명예훼손... 상원 도전"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의 성비위 의혹 등을 조사했던 미 의회가 "최소 20회의 성매수, 불법 약물 사용 등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법무장관 후보 사임의 결정적 계기가 된 '미성년자 성착취' 의혹도 사실로 볼 만하다는 게 의회 조사기구의 판단이었다.
"17세 미성년자와 두 차례 성관계 의혹 사실"
미국 연방 하원 윤리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게이츠의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한 3년여간의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가 성매수, 미성년자 의제 강간, 약물 사용, 뇌물수수 등 다양한 불법 행위를 했다고 볼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최종 결론이다. 공화당 내 강경파이자 대표적인 '트럼프 충성파'인 게이츠는 지난달 13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대 법무장관 후보로 발탁됐지만,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결국 8일 만에 자진 사임했다.
미 하원 윤리위 홈페이지에 게시된 37쪽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게이츠는 2017~2020년 12명 이상 여성을 상대로 최소 20회 넘게 성매수를 했다. 특히 2017년에는 당시 17세 소녀와 두 차례 성관계를 했고, 이 과정에서 400달러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이 아니다. 2017~2019년 코카인·엑스터시 등 불법 약물을 수차례 사용하거나 소지했고, 2018년에는 교통비와 숙박비를 포함한 바하마 호화 여행을 '선물'받기도 했다. 윤리위는 게이츠와 함께 파티나 여행, 행사에 참석한 12명 이상 증인으로부터 이를 확인했다. 보고서는 게이츠에 대해 "강간죄를 비롯해 플로리다주의 성적 부정행위법을 위반했고, 하원의 선물 수수 및 공직 남용 관련 규정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리위는 연방 성매매 관련 법률 위반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매수를 목적으로 주 경계를 넘어 여성을 이동시킨 사실은 확인했지만, 그 대상이 '18세 미만 미성년자'라거나 '강제, 사기 또는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공 이익 부합"... 보고서 이례적 공개
'전직 의원'에 대한 윤리위 보고서 공개는 이례적이다. 마이클 게스트 하원 윤리위원장(공화·미시시피)은 보고서에 "게이츠는 의원직 사퇴를 했기 때문에 윤리위엔 관할권이 없다. 조사 결과 공개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명시했다. 당초 윤리위는 비공개를 결정했으나, 이후 투표를 거쳐 '보고서 공개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게이츠는 보고서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보고서 공개를 막아 달라'며 연방 법원에 낸 소송에서 "윤리위 조사 결과는 거짓"이라며 "명예훼손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범죄 등 각종 추문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게이츠는 정치적 야망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 전날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 단체 집회에 참석해 '연방 상원의원 도전'을 시사했다. 트럼프 2기 첫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의 자리에 의욕을 보인 것이다. 연설에서 게이츠는 "나는 상원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한 것 같다"면서도 "루비오의 빈자리에 출마해 그 사람들(상원의원들) 일부와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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