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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체포, 보수·진보 결집 속 중도 향방 주목 [정한울의 한국사람 탐구]

입력
2025.01.16 04:30
수정
2025.01.16 10:0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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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울
정한울한국사람연구원 원장

편집자주

정치현안과 사회적 난제에 대한 ‘한국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올바로 이해해야 합의 가능한 해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심층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와 의견을 담고자 합니다.


한국인에 대한 오해 ⑨불법계엄 후 여론동향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응원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응원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새해 나타난 대통령 지지율 상승
진보+중도, 탄핵지지 연합 견고
여야 모두 '반성과 포용' 필요

2025년 신년을 기점으로 탄핵정국의 여론의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안에 대한 지지가 73~78%로 유지될 때만 해도 큰 변동은 예상되지 않았다. 1월 초에 실시한 몇몇 ARS에서 변화의 조짐을 알렸다. 직무정지 전 조사에서 10%대에 머물던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어섰다는 보도는 충격적이었다. 조사 기관의 편향성, 문항 수, 순서 효과 등의 문제로 비판되었지만, 이후 전통적 전화면접조사에서도 보수층 결집이 확인되었다.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었다고?

이유는 뭘까. 첫째, '윤석열 지지율'과 기존에 우리가 익히 봐왔던 '국정 지지율'은 별개 문항이다. "윤 대통령이 국정을 잘하는지, 잘못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국정 지지율 문항이라면 40%가 넘어선 해당 조사는 "윤 대통령을 얼마나 지지하는지"로 측정했다. 기존 문항은 실질적 국정 행위(특히 계엄사태)에 대한 평가에 집중한 반면, 해당 '대통령 지지도' 문항은 윤 대통령의 개인적 호오도나 국정 외적 요인들에 대한 평가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측정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윤 대통령을 어느 정도 지지하는가'라는 워딩은 찬반 혹은 긍부정 양 측면 중 택일하는 기존 문항에 비해 높은 지지응답이 나오는 설계이다. 셋째, ARS조사는 일반 전화면접조사에 비해 정치적 루저 진영의 지지층이 과대 대표되는 경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탄핵 국면처럼 한쪽 진영이 큰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우리 편의 패배를 승복하지 않으려는 목소리를 내고 싶은 계층이 과대 대표될 가능성이 있다.

비헌법적 계엄을 반대하고 국회에서의 탄핵소추를 찬성하는 여론이 다수의 입장을 차지하는 여론의 구조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높은 양질의 전화면접조사 기준으로 보면 탄핵 인용에 찬성 여론이 여전히 다수다. 다만 NBS조사와 해당 기관들의 최근 조사를 보면 '탄핵인용' 여론이 69%에서 62%로 일부 약화되었다. 탄핵 기각 의견도 26%에서 33%로 상승했다. 기각 여론의 상승은 영남권, 6070대 이상, 이념적 보수층의 결집 효과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상승은 일부에 그치며, 탄핵을 찬성하고 수사를 촉구하는 진보+중도 연합구조가 ARS 조사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다.

정당 지지율은 균형 국면으로 전환

조사 방법과 상관없이 반박 여지 없는 현상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의 하락과 국민의힘 지지율의 상승이다. 현재 40%에 달한 국민의힘 지지율은 탄핵 국면에서 정치적 울분이 축적되고 있는 강경 보수층의 적극적인 조사 참여의 결과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NBS 조사나 40% 지지율을 이끌고 있는 아시아투데이·한국여론평판연구소를 보면 공히 응답율이 상승하면서 각 조사의 보수층의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보수 지지율 상승이 보수층이 결집을 넘어 확장하는 것인지, 강성 보수층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한 결과인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 체포로 탄핵국면 여론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존 여론을 보면 진보층과 중도층을 중심으로 체포와 수사에 대한 동의가 형성되어 있어, 탄핵 찬성 우위의 여론구조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한편 보수층과 진보층의 결집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도층 여론 향방이 중요하다. 중도층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12월 3주에 23%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1월 2주 조사에서는 13%포인트로 줄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중도층이 중시하는 계엄 수사에 대한 협조와 정치적, 사법적 책임을 지라는 여론에 부응해야 한다. 민주당도 진보+중도연합을 유지하며 탄핵을 찬성하는 합리적 보수 유권자들을 지지기반으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절제되면서도 다수의 합의와 지지를 만들어가는 포용적 리더십을 이어간다면 2016, 17년 45~50%를 유지하는 제2차 탄핵유권자 연합으로의 재편으로 나아갈 것이다. 현재의 강성 지지층의 입김에 좌우되는 불안한 행보를 이어간다면 여론은 보수층의 결집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양당 모두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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