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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튜브, 탐욕 제어가 답이다

입력
2025.01.21 19: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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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88년생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와 93년생 곽민해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 이사가 2030의 시선으로 한국정치, 한국사회를 이야기합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유튜버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를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유튜버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를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의 국가적 혼란은 정치 유튜브가 초래한 위기이기도 하다. 소위 '극우 유튜브'에 심취한 대통령은 그들이 주장하는 부정 선거를 믿으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했다. 거기에 한술 더 떠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관저 앞에서 시위 중인 지지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유튜브를 매개로 대통령과 하나가 된 지지자들은 검사들이 탄 차량을 공격하고 법원을 때려 부수었다. 어떤 이는 분신도 마다하지 않았다.

비분강개하는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내심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그게 바로 정치 유튜버들이다. 이들에겐 요즘 같은 대목도 없다. 지지자들의 분노는 돈으로 치환된다. 유튜브 데이터 분석 서비스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슈퍼챗(후원금) 상위 10개 채널 중 9개가 보수·극우 성향 채널이었다. 이들이 일주일 동안 받은 슈퍼챗만 무려 1억7,000만 원에 달했다. 비상계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액수라고 한다. 거기에 높은 조회수에 따른 광고 수익이나 별도 계좌로 받는 후원금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을 터다. 이런 대박을 뒤좇는 '유튜브 꿈나무'들은 셀카봉을 들고 집회 현장을 누빈다.

우리나라에서 유튜브는 본래 뉴미디어이기 전에 대안 언론으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양극단 지지층이 유튜브로 향한 까닭에서다. 그 결과 유튜브가 본격 성장하던 2010년대 중후반 중장년층보다 고령층 유튜브 사용이 더 많은 기현상이 벌어졌다(나스미디어). 보통 뉴미디어는 1020세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이용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형태를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중장년층에서 줄어들다가 고령층에서 다시 증가하는 'U자' 형태를 띠었다. 한국언론재단이 매년 실시하는 '언론수용자 조사'에서도 국민의 4분의 1가량이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뉴스를 소비하는 데 있어서 우리만큼 적극적으로 유튜브를 활용하는 나라는 없다.

정치가 유튜브에 포획된 시대,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진영을 대표하는 유튜브에 나가 큰절을 올리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지금이야 윤석열 구속과 탄핵에 이목이 쏠리는 바람에 안 보일 뿐이지, 반대편 즉 좌파 유튜브의 사정도 다를 건 없다. 정치 유튜버들은 신문‧방송 등 기성 언론을 손가락질하며 자신들이 진실을 밝히는 정의의 사도인 양 행세한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돈을 좇는 무리일 뿐이다. 각 진영을 대표했던 정치 유튜브 채널들이 돈을 놓고 내부 분쟁을 겪다 쪼개진 사실이 그걸 방증한다.

몇 년 전 어린아이를 앞세운 채널이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키즈 유튜버'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아동학대 논란이 일면서 유튜브는 아동을 콘텐츠로 한 채널의 수익 창출을 제한했다. 그러자 그 많던 '키즈 유튜버'가 자취를 감추었다.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정치 유튜브가 훨씬 더 크다. 그렇다면 유튜브에 정치 채널 수익 창출 제한을 요구할 필요도 있다. 극단적인 정치 유튜버들만 사라져도 우리 정치는 더 나아질 것이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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