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에서 개인 의견 전제 언급
'그린란드 야욕' 노골화한 트럼프 견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차지' 야욕이 노골화하고 있는 가운데, 로베르트 브리거 유럽연합(EU) 군사위원장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EU 병력'을 주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4성 장군으로 EU 군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브리거 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독일 주간 벨트암존타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군뿐 아니라 앞으로는 EU 병력도 (그린란드에) 주둔하는 것을 고려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이 같은 견해를 내비친 그는 "이는 강력한 시그널이 될 것이며, 지역 내 안정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군사위원회(EUMC)는 EU 27개 회원국의 합참의장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경제공동체에 가까운 EU는 자체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아, 사실상 EUMC가 EU 차원의 군사 부문 관련 협의기구 역할을 한다. 다만 EU 가입국 대부분이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망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각 나라의 군사력도 파편화한 실정이라 실질적 권한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EU 병력이 그린란드에 주둔하기 위해선 EU 회원국 간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셈이다.
브리거 위원장도 '그린란드 파병' 현실화에는 정치적 결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린란드가 △풍부한 광물 자원 △국제무역 항로 등 안보·지정학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EU 병력 주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해외 영토여서 EU의 일부는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처럼 유럽인들도 그린란드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국가안보상 이유로 필요하다면서 미국 영토 편입 추진 의사를 공개적으로, 게다가 여러 차례 밝혔다. 특히 군사·경제적 강압 수단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까지 피력했다. EU 회원국이자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를 상대로 '방해'를 할 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약 300년 동안 덴마크 지배를 받다가 1953년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덴마크에 공식 편입됐다. 2009년부터는 외교, 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 결정에 대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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