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의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을 찾았다. 겨울 철새들의 낙원으로 변모한 이곳은 탐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다양한 철새들이 찾는 이곳에서 단연 눈에 띄는 주인공은 흔히 백조라고 불리며 백자 빛의 하얀 깃털과 고귀한 자태를 뽐내는 ‘고니’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고니들의 울음소리는 조용한 겨울의 적막을 깨고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가까이 가서 보니 얼어붙은 강 사이사이로 흐르는 물줄기에는 어김없이 고니들이 먹이를 찾고, 짝짓기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눈 덮인 강물 위를 유영하는 고니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무도회의 주인공인 왕비의 기품을 연상시킨다. 그 고운 자태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잠시 후 고요하던 공기가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하더니, 고니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거대한 덩치 때문에 날갯짓을 시작하기 위한 도움닫기는 필수이다. 수면을 박차고 오르는 힘찬 발길질에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은 벅차오른다. 이윽고 하늘로 날아오른 고니들은 화려한 날갯짓으로 겨울 하늘을 수놓았다.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우리가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고니들이 처음 물위에 떠오르는 모습처럼 힘겹고 불안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갯짓하는 고니들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빛나는 날개’를 펼치며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의 우아한 날갯짓은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고, 우리 또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아름다운 날개를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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