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잘 지내면 큰 자산”
이시바 “北 완전한 비핵화 협력 확인”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가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대화 재개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일 간 협력에 합의했다.
트럼프 “김정은과 관계 맺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미일 정상회담 뒤 이시바 총리와 함께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1기에 이어 2기 때도 대(對)북한 정상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잘 지내는 것은 모두에게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그와 잘 지내면 그도 나와 잘 지낸다. 이것은 나쁜 일이 아니고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북미 관계 개선은 모든 나라에 혜택이 되리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 주장이다. 그는 “나는 일본이 그 아이디어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일본과 그(김정은) 사이의 관계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내가 그(김정은)뿐 아니라 곤란을 겪고 있는 것 같은 세계 곳곳의 다른 사람들과도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도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다시 접촉하기를 바라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미국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일본인 납북자 등 대북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다면 “계속 협력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날 두 정상은 기존 북한 비핵화라는 양국 공동 목표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회견에서 “총리와 나는 인도·태평양 전역에서의 평화·안보 유지를 위해, 힘을 통한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내가 첫 임기 때 시작한 한반도 안전·안정 보장 노력에도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과 관련해 우리는 일본과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日, 투자·수입 확대… 트럼프 뜻대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날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뜻이 많이 관철됐다. 일본 철강기업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시도는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소유하는 대신 US스틸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했다며 자기가 다음 주 일본제철 측을 만나 협상을 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그는 일본제철 이름을 일본 자동차기업인 닛산이라고 계속 잘못 불렀는데 회견 뒤 백악관이 바로잡았다.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도 핵심 의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일본과의 교역에서 1,000억 달러(약 146조 원)가 넘는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매우 신속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에서 그는 일본에 관세를 부과하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상호 관세가 될 것”이라며 10일 또는 11일 관련 회의를 하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다수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게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미국이 일본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하겠냐는 질문에 이시바 총리는 “이론적인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그게 우리 공식 답변”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며 “매우 좋은 답변”이라고 했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대미국 투자 규모를 1조 달러(약 1,456조 원)로 늘리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두 배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소개하기도 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