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덱스, 2024년 1∼3분기 국내 기업 북미 종속법인 실적 집계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 매출 성장 주도
![1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2/11/7f71107f-4527-4668-b8d5-a99a2b83273b.jpg)
1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2024년 북미 시장에서 한국 대기업의 매출이 20%가량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수출품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상황이라 실제 관세가 적용될 경우 올해 한국 기업의 실적에 큰 영향이 예상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11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북미 매출을 별도 공시한 100개사를 분석한 결과, 2024년 1∼3분기(1∼9월) 매출이 313조5,23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 매출(262조2,714억 원) 대비 19.5% 증가한 것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북미 매출 의존도는 25.2%에서 28.1%로 2.9%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과 전기전자 기업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 업종에서 북미 매출을 공개한 12개 기업의 실적은 114조2,517억 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42.7% 늘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2024년 1∼3분기 미국 매출이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세 배였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준으로 미주 매출이 24% 증가했다. 2023년에 반도체 업계 전반의 하강기가 극심했던 반면 2024년엔 인공지능(AI) 수혜가 본격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종도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이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13.2% 증가했다. 현대차가 17%, 기아가 12% 늘며 북미 지역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이 밖에 운송, 상사, 생활용품, 제약 등의 북미 매출이 늘었다.
반면 2차전지 업종은 북미 매출이 2023년 3분기 누적 8조724억 원에서 2024년 같은 기간 6조2,191억 원으로 23% 감소했다. 일명 '전기차 캐즘(chasm·수요 정체)'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조선·기계·설비, 석유화학, 철강, 유통 기업 등의 북미 매출이 감소했다.
리더스인덱스는 "반도체, IT·전기전자, 제약·바이오 업종 기업들의 북미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경우 해당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산업별 공급망이 복잡해지면서 해외법인 매출이 해당 지역 수출을 곧바로 늘리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반도체의 경우 상당량을 미국 빅테크 업체에 팔아 북미 법인의 매출이 급증했지만 실제 수출은 생산 시설이 있는 대만, 중국 등을 향한다는 설명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현시점에는 국내 기업들의 북미 매출 규모를 토대로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확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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