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샤니 데이비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서 흑인 최초 개인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샤니 데이비스. flickr.com
자메이카 봅슬레이팀 사연을 소개하며, 국제 체육계가 아직 풀지 못한 숙제 중 하나로 겨울 스포츠의 인종 다양성 부족을 언급한 적이 있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 이래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약 100년 사이 흑인 메달리스트는 10여 명에 불과하고, 종목도 대부분 아이스하키와 봅슬레이 스피드-피겨 스케이팅 4종목에 국한됐다. 대부분 단체 종목 메달이었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보네타 플라워스가 2002년 흑인 최초로 금메달을 딴 종목도 2인승 봅슬레이였다.
겨울 스포츠가 기후 면에서 남반구의 흑인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도 사실이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노르딕 국가들이 동계올림픽 강국으로 군림해온 것도 기후 이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장벽, 즉 훈련장 및 장비 마련 비용과 전지훈련 비용 부담 탓도 무시하기 힘들다. 동계올림픽 흑인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국가는 지금껏 미국과 캐나다, 독일뿐이다.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샤니 데이비스(Shani Davis, 1982~)는 2006년 2월 18일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경기에서 흑인 최초 개인종목 금메달을 획득했다. 1,500m에서도 은메달을 딴 그는 4년 뒤 밴쿠버에서도 두 종목에서 각각 금, 은메달을 획득, 두 대회를 연속 석권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부터 스케이팅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성장, 2001년 미국 최초 흑인 스케이팅 종목 국가대표로 선발된 그는 1995~2003년 미국 연령별 선수권대회에서 5차례 우승하고 1999년 북미 선수권대회도 석권했다. 미국 대표팀에서 그를 지도한 코치가 한국인(장권옥)이란 사실로 국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피부색이 동계 스포츠의 허들이 아님을 입증한 주역이었다. 그는 통산 9개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고, 2019년 11월 은퇴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