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 1939 나치 랠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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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취임 행사에서 연설 도중 논란의 제스처를 취하는 일론 머스크. AFP 연합뉴스
나치 독일이 ‘도둑질’하기 전까지, 하켄크로이츠(Hakenkreuz, 갈고리 십자가)는 행운과 선의의 상징으로 서구사회에서 널리 쓰인 문양이었다. 고대 인도 산스크리트어에서 하켄크로이츠와 동의어처럼 쓰이는 ‘스와스티카’는 ‘안녕’을 의미한다.
미국 그래픽 디자이너 겸 작가인 스티븐 헬러는 ‘스와스티카: 구원을 넘어선 상징?’이란 책에서 20세기 초까지 코카콜라사와 칼스버그, 보이스카웃 등이 저 문양을 제품 광고와 디자인, 잡지 표지 등에 활용한 예를 소개한다. 심지어 제1차 세계대전 미군 일부 부대가 부대 상징으로 하켄크로이츠를 썼고 2차 대전 직전인 1939년 영국 공군(RAF) 전투기에도 저 문양이 그려진 예가 있었다.
19세기 독일 학자들이 고대 인도 문헌을 번역하면서 독일어와 산스크리트어의 유사성을 발견한 뒤 인도인과 독일인이 공통의 조상에서 비롯됐다는 가설을 내놨다. 나치 즉 극우 반유대 게르만 민족주의자들은 자기 민족의 유구한 혈통을 부각하고자 저 문양의 상징성을 적극적으로 왜곡했다.
전후 독일은 인류, 특히 유대인에게 공포와 불의의 상징으로 타락해버린 저 문양의 사용을 불법화했고, 비록 실패했지만 2007년 유럽연합 전체에 하켄크로이츠 사용 금지법을 도입하고자 했다.
탈나치화에 박차를 가하던 전후 독일은 나치당이 1926년 채택한 ‘독일식 경례’도 함께 불법화했다. 로마식 경례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진 독일식 경례는 앞서 로마제국의 영광과 위상의 복원을 꿈꾸던 이탈리아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가 1922년 집권하면서 공식 채택한 경례였다.
최근 미국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서 신설 기관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연설 도중 두 차례 행했다가 논란이 된 동작이 바로 그거였다. 빗발치는 비난에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에 “‘아무나 히틀러’라는 투의 공격은 지겹다”는 한마디로, 말 그대로 일축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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