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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곁에 어른 한 명이 존재한다는 것

입력
2025.03.13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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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 엄마와 자녀들이 돌봄 전문가와 함께 루지 체험 활동을 즐기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제공

한부모가족 엄마와 자녀들이 돌봄 전문가와 함께 루지 체험 활동을 즐기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제공

‘여성 한부모’는 일과 육아를 모두 혼자 책임져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1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가구의 67.4%가 모자(母子) 중심 가구다. 여성 한부모는 육아 때문에 장시간 일하기 어려워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얻거나, 생계를 위해 아이와의 시간을 줄이고 일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부모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에도 못 미쳤다.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나 돌봄 교실 등에서 생활하거나 집에 혼자 있기도 했다. 돌봄 공백은 아이들에게 학습 부진, 사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 정서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3년 동안 ‘한부모 여성 가족 아이돌봄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여성 한부모가정에 돌봄 전문가를 파견해 엄마가 자녀 걱정 없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런데 아이 곁에 어른 한 명이 있는 것만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꾸준한 대화로 아이의 정서적 돌봄 공백이 채워지자 학습 습관과 사회적 관계가 개선됐다. 숙제를 미루던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아이가 학교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변화는 엄마에게도 생겼다. 돌봄에 대한 부담이 줄자 일과 삶에 균형이 생겼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른이 생긴 덕분에 엄마들은 자기 계발을 하거나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를 찾았다.

돌봄 전문가들에게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아이 돌봄 경험이 있거나 베이비시터·놀이치료사 자격증을 가진 중장년 여성이 돌봄 전문가로 참여했는데, 이 활동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되찾고 자존감도 회복했다. 적절한 노동시간과 급여, 아이들의 긍정적 변화 덕분에 직업 만족도도 높았고 전문가들끼리 돌봄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전문성을 키울 수도 있었다. 단순한 아이 돌봄을 넘어 여성 한부모와 전문가가 서로에게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며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한부모 가정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공공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 시간이 제한적이거나 정보 접근성이 낮아 활용이 어렵다. 또한 한부모가족을 위한 현금성 지원은 늘어나고 있지만 각 가정의 상황에 맞춘 돌봄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이주 배경을 가진 가정, 가정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이 있는 경우 등 각 상황에 맞춘 지원이 필요하다.

여성의 육아와 돌봄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면 여성 한부모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 폭넓게 긍정적 변화가 생길 것이다. 사회가 돌봄을 함께 책임지고 여성 한부모들이 실질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신문용 아름다운재단 모금기획팀 매니저

신문용 아름다운재단 모금기획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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