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선고 관건은
쟁점별 '중대한 법 위반' 여부
국회-대통령 측 팽팽히 맞서
결과는 '만장일치' 전망 우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마무리한 헌법재판소가 선고 시기를 밝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 앞.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파면 여부를 가를 5가지 소추 사유에 재차 관심이 쏠리고 있다. 5가지 쟁점 가운데 하나라도 '중대한 법 위반'으로 판단되면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자연인 신분이 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1호 △국회 활동 방해 △군대를 동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법조인·정치인 체포 지시 등 5가지 쟁점별 위법 여부에 따라 파면 여부가 결정된다.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이 쟁점별로 논의를 거쳐 하나라도 중대한 법 위반으로 판단하면 탄핵 인용 판결이 나오게 된다.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위법 여부 중대해야 파면
'중대한 법 위반' 기준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심판대에 올랐던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제시됐다. 헌재는 당시 "직무행위로 인한 모든 사소한 법 위반을 이유로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면, 대통령 책임에 상응하는 법익형량(여러 법익을 고려하여 정하는 형량)에 위반된다"며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게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해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만 파면할 수 있다고 했다. 헌재는 결국 기자회견에서 특정 정당 지지 발언을 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공무원으로서 중립 의무와 헌법수호 의무를 위반했다면서도 파면하지 않았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국정농단 등을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지적하며 "헌법 질서에 미치게 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소추 사유 중 일부는 박 전 대통령의 관여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거나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았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尹 탄핵 쟁점 5가지 중 '중대한 법 위반'은?
윤 대통령 사건에서 국회 측은 5가지 쟁점 모두 위헌성이 명백하다고 강조한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작년 12월 3일은 계엄법상 선포 요건으로 명시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 및 사법 기능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국회 측 주장이다. 국무회의 심의나 국회 통고가 없어 절차적 흠결이 적지 않다는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야당의 입법 폭주, 예산 무차별 삭감, 탄핵소추 남발 등으로 인한 '경고성 계엄'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포고령에 대해서도 국회 측은 "국회 기능을 중단시키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이 38년 전 없어졌음에도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 활동을 방해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견제할 유일한 수단인 국회를 파괴하려 한 건 국헌문란 행위"라고 못 박았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포고령은 계엄에 필요한 형식적 절차, 상징적 의미에 불과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정치인·법조인 등 체포 지시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등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강조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체포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증인들이 '탄핵공작' '내란몰이'를 하고 있다고 몰아갔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것 또한 명백한 위헌이라는 국회 측 주장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 측은 "선거관리시스템을 점검하려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문형배(가운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결론은 만장일치 가능성 높아
5가지 쟁점마다 재판관들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결론은 하나로 모아질 전망이다. 탄핵 기각이든, 인용이든 만장일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전직 재판관은 "탄핵 찬반 여론이 극과 극으로 갈려있는 상황에서 만장일치 외 결론이 나오면 분열을 더욱 키울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때처럼 최대한 만장일치 결론을 내려고 재판관들이 설득하고 숙의하는 과정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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