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우크라이나 대사 "G20 이후 협의 기대"
북한군 쿠르스크 지역 배치 및 참전에
윤석열 정부, 우크라 방어무기 지원 적극 검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9일로 1,0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별사절단이 이르면 다음 주 방한한다. 단장으로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이 거론되며 이들은 한국 정부와 북한군 동향과 한국 참관단 파견 여부, 무기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된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사단의 방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이후 분명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에서는 일단 다음 주를 우크라이나 측에 제안했으며, 이를 두고 양국이 긴밀하게 일정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사단 방한의 쟁점은 한국 정부의 무기 지원 여부에 쏠린다. 당초 특사 파견은 우리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화하고, 이를 규탄한 뒤 급진전됐다.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정보 및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근거한 북한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 등 양국의 정보·국방 협력이 강화된 것이 단초다. 우크라이나 당국 역시 이를 근거로 무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방편으로 특사를 파견하기로 한 것이다.
포노마렌코 대사 역시 "한국이 제공하는 지원이, 특히 군사 물자 측면에서 더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리는 우선적으로 순수 방어장비들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고자 한다"며 "방공 레이더나 방어 목적 미사일 등은 비교적 지원이 용이하며, 이 같은 장비들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같은 우크라이나 요청에 화답할 수 있는 방어무기로는 구형 지대공미사일인 '호크(HAWK)'와 보병용 지대공 무기 신궁, 항공기 요격용 무기 천궁-Ⅰ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외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를 강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러시아와 북한에 어느 정도 경고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무기체계라는 평가다. 우리 정부는 방어무기 지원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가장 원하는 방공무기인 '한국형 패트리엇'이라고 불리는 천궁-Ⅱ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는 우선순위에서 떨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납품해야 할 곳이 밀려 있어 지원해 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국산 K9 자주포나 다연장로켓(MLRS) K239 천무 등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활동 수준과 한러 관계가 최악으로 더 접어들 것인지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를 빨리 긴급히 필요한 도움을 줘야 한다는 측의 입장은 변함없다"며 "한국도 우방국들과 함께 문제를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고 정보를 공유하며 판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