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남부 폭격해 최소 9명 사망
헤즈볼라도 휴전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포격
양측 '네 탓' 공방 계속… 휴전 합의 '풍전등화'
이스라엘 힘 싣는 트럼프, 하마스에 "큰 대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서로 약속을 어겼다며 공격을 주고받아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60일 휴전'이 무색해지고 있다. 양측 휴전을 중재한 미국은 '일부 사소한 협정 위반' 수준이라고 파장을 축소했지만, 보복에 맞보복이 반복되다 휴전 협정 파기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해 9명 사망… 헤즈볼라는 로켓 쏴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이날 레바논 남부 마을 탈루사와 하리스등 곳곳에 공습을 단행, 최소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다. 가디언은 "지난달 27일 휴전 발효 이래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공격"이라며 "휴전 5일 만에 본격적으로 전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 수십 개를 겨냥해 레바논 전역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이 합의한 '레바논 남부에서의 동시 철군 및 교전 중단' 약속을 헤즈볼라가 어겨 적법하게 행동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헤즈볼라는 이에 앞서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공습에 대응한다며 국경지대 인근 셰바 팜스에 로켓 두 발을 발사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헤즈볼라가 휴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졌다.
물론 휴전 중 먼저 군사 행동을 벌인 것은 이스라엘이었다. 이스라엘은 휴전 발효 이튿날부터 레바논 곳곳을 산발적으로 공격해 왔다. 헤즈볼라를 대리하는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은 "이제껏 이스라엘이 총 54차례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어느 순간 이미 휴전 협정이 "심각한 위기 상태에 빠졌다"는 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평가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어렵사리 성사시킨 휴전이 깨질까 노심초사하는 기류다. 내친김에 가자지구 휴전까지 이끌어내려던 계획이 불투명해져서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 세계 어떤 휴전에서든 이행 과정에선 다양한 위반 행위가 발생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특사 에이머스 호크스타인이 이스라엘 측에 '협정 위반' 문제를 따져물었다는 언론 보도에는 "언급할 게 없다"고 침묵했다.
트럼프, 하마스 향해 엄포… 기세등등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믿는 건 트럼프 2기 행정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향해 자신의 취임일(내년 1월 20일) 전까지 인질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중동 지역과 반인도적 잔학 행위를 저지른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엄청난 대가가 있을 것(ALL HELL TO PAY)"이라는 엄포다.
AP통신은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이 "당장 가자지구 전쟁에 미군이 개입할 가능성을 시시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미국은 15개월에 걸친 전쟁 내내 이스라엘에 중요한 군사·외교적 지원을 제공해 왔다"고 전했다. 1기 행정부 당시 이스라엘과 '밀월' 수준의 밀착을 보였던 트럼프 당선자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건 분명해 보인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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