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종전' 원하는 트럼프 취임 앞두고...
푸틴 "슬로바키아, 평화 협상 장소 제공 제안"
군사 협력 강화 차원 이란 대통령 회동 예정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빠른 종식을 원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러시아가 이중 행보에 나섰다.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 분위기를 은근슬쩍 띄우는 한편, 이란과의 군사 밀착을 한층 강화하는 식이다. 협상력 우위 확보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에게 제안한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 피초 총리는 러시아와의 에너지 관련 협력차 지난 22일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슬로바키아 구상에 반대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도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슬로바키아 제안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방식으로 평화 협상에 열려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당선자와)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면서 트럼프의 조기 종전 구상에 보조를 맞춘 바 있다.
동시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를 향한 군사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젬 잘랄리 러시아 주재 이란대사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다음 달 17일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 취임식(다음 달 20일) 사흘 전 회동이 이뤄지는 것이다.
잘랄리 대사는 해당 방문에서 양국 간 협력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이란과 러시아 간 국방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이란은 자폭 무인기(드론) 샤헤드 및 근거리 탄도 미사일 등을 러시아에 제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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