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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쉼터' 4곳 태양광 패널 설치하니... 탄소배출 20톤 줄어

입력
2025.02.04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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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졸음쉼터'서 에너지 생산
탄소중립 위한 도로 인프라 혁신 앞장
폐제품 수거에 나들목 도시 숲 조성도
"고속도로 전반 실천 과제 발굴할 것"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2023년 설치한 여주(창원방향) 에너지자립형 졸음쉼터.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가 2023년 설치한 여주(창원방향) 에너지자립형 졸음쉼터. 한국도로공사

서울과 부산을 가로지르는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다보면 갓길 부근에 태양광 패널이 달린 독특한 시설을 볼 수 있다. 이 시설은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졸음쉼터이다. 그런데 본래 목적 외에 하나가 추가됐다. 쉼터 안에서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쉼터에서 쓰고 남은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같은 '에너지자립형 졸음쉼터'를 전국 24곳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도로 기반 시설(인프라)을 친환경으로 혁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공사는 대한민국의 '2050 탄소중립' 목표가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다양한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행동으로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졸음쉼터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든다고?

에너지자립형 쉼터는 낮 시간대 쾌적한 수면 환경을 기대한 국민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2023년 김포(판교방향)·오산(서울방향)·여주(창원방향)·언양(부산방향) 4개소부터 쉼터를 에너지자립형으로 변모시키기 시작했고, 지난해 20개소가 추가됐다. 올해는 26개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전국 고속도로에 운영 중인 전체 졸음쉼터는 244곳이다.

에너지자립형 졸음쉼터가 기존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부분이다. 밝은 낮 시간대 그늘을 제공해 이용객의 편의성은 높이면서, 태양광 패널을 통해 하루 30㎾h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한다. 쉼터에서 하루 소비되는 전기량은 21㎾h로 완전한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

2023년 설치한 4개소를 기준으로 지난해 추산한 결과, 기존 쉼터 대비 한 해 20톤 정도 탄소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규 설치될 곳이나 이용률이 높은 곳을 우선적으로 에너지자립형 졸음쉼터를 늘려갈 예정이다. 공사는 휴게소, 졸음쉼터의 식재, 화단 조성 사업도 진행하면서 고객들이 상쾌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다.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업체와의 협업으로 ESG공시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2022년부터 전국 112곳 휴게소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니터링, 수치가 높은 곳엔 중소벤처기업부와 연계한 에너지 컨설팅을 추진하고 시설개선을 지원해왔다. 이는 ESG공시 '스코프3'(경제활동 관련 모든 간접적인 배출량)에 해당해 관련 규정상 측정·저감 대상이 아니나 선제적으로 관리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E-순환거버넌스', '휴게시설협회'와 친환경 자원 순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및 요금소에서 발생하는 폐전기·전자제품을 수거하고 있다. 공사는 수거한 전자제품 재활용으로 탄소배출은 줄고, 친환경 자원순환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관련해 '17회 탄소중립 생활 실천 국민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로 인프라를 '온실가스 감축 현장'으로

수도권 제2순환선 자유로 분기점 인근에 한국도로공사가 조성한 공원. 한국도로공사

수도권 제2순환선 자유로 분기점 인근에 한국도로공사가 조성한 공원. 한국도로공사

공사는 도로 인프라 건설 단계부터 탄소발생을 줄이고, 주변 시설을 개발해 온실가스 감축 현장으로 변모시키는 작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유리섬유강화복합체(GFRP) 적용 기반을 마련해 도입한 점이 대표적이다. GFRP는 철근 대체재로 떠오르는 친환경 신소재인데, 유리섬유와 폴리머를 결합해 고강도·저중량·절연성 등 특징이 있다. 부식에 강하나 탄소배출량은 철근의 35% 수준이다.

앞서 GFRP는 국가건설기준 자체가 없어 사용하기 어려웠지만, 공사는 교량 바닥판·방호벽 등 시험시공과 교각 성능 실험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안정성을 검증해보였다. 이런 노력 끝에 2023년 국가건설기준이 제정되면서 GFRP가 실제 건설 현장에 도입될 수 있었다. 공사는 대산-당진 고속도로 등 6개 노선 설계에 GFRP 소재를 적용했고, 계양-강화 등 신규 노선에도 쓸 방침이다.

공사는 산림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여러 형태의 도시 숲도 만들고 있다. 탄소흡수 효과가 우수한 수목을 심어 고속도로 인접 지역주민에게 쾌적한 생활환경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나들목, 분기점 등 녹지대에 조성된 숲은 미세먼지 차단, 주민 휴식처 역할을 동시에 한다. 지난해엔 김천시 등 10개 지자체 참여 아래, 10개소에 편백나무와 소나무 등 약 3만 주를 심었다.

지난해 12월 1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2024년 산림ESG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산림청장상을 수상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지난해 12월 1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2024년 산림ESG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산림청장상을 수상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이처럼 공공기관으로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해온 일들은 대외적으로도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2023년엔 환경부 주관 '대한민국환경대상'에서 공공부문 생태복원 분야 대상을 받는가 하면, 지난해엔 미세먼지 저감 숲 조성 사업 등으로 '산림 ESG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기관에 선정돼 산림청장상을 수상했다.

공사는 탄소중립 의지를 이어가겠단 각오다. 지난해 12월에도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포스코, 현대제철과 친환경 고속도로 건설·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산학연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전반에 걸쳐 탄소저감을 위한 실천과제를 발굴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정부의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위한 정책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CI

한국도로공사 CI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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