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회의록 공개... 금리인하 속도 조절 시사
시장에선 1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95%' 관측
블룸버그 "트럼프, 연준 지도부 '물갈이' 검토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무역·이민 정책 변화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2.0' 시대의 불확실성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이달에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 압박' 트럼프 정책, 물가상승 부추길 듯"
연준은 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17, 18일 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의사록에는 "대부분의 연준 위원이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위원들이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와 무역 및 이민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판단 근거로 꼽았다" 등 내용이 기재돼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연준 위원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새 행정부의 무역·이민 정책을 고려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를 무기로 타국을 압박하는 트럼프 당선자의 무역 정책이 미국 내 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도 강하게 내비쳤다. 의사록은 "(회의) 참가 위원들이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늦출 시점에 도달했거나 거의 근접했다고 판단했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이 원하는) 2%로 하락하고, 노동시장이 완전 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경제지표가 예상대로라면 시간을 두고 중립적인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금리선물 시장 투자자들이 5, 6월까지는 지금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1월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질 확률을 95%로 보고 있다.
"트럼프, 매파로 연준 지도부 재편 준비"
트럼프 당선자가 연준 지도부 '물갈이'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8일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미셸 보먼 연준 이사를 부의장에 임명하려 하는 등 연준 지도부 재편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먼 이사는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매파'로 꼽힌다. 강력한 은행 규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해 9월에도 연준 이사 중 유일하게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 측은 내년 5월 임기 만료 예정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자 후보 명단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를 추리며 연준 이사들의 기준금리 관련 발언을 주시하고 있는데, 블룸버그는 "당초 의장 후보로 고려됐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작년 9월 빅컷 찬성 뒤 의장 후보군에서 멀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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