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 특검 "확보 증거만으로도 유죄 충분"
"사건 기각된다 해도 범죄 심각성 줄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미국 역사상 최초로 형사 기소된 전직 대통령'으로 이끈 '2020년 대선 패배 뒤집기 시도' 사건의 수사보고서가 대중에 공개됐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유죄를 선고받을 만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스미스 특검이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지속적인 기소와 처벌을 금지한다고 보는 법무부의 시각은 분명하다"며 "(특검이) 확보한 증거만으로도 (트럼프는)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얻기에 충분했다고 봤다"고 밝혔다.
총 137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이날 자정을 조금 넘겨 공개됐다. '항소법원의 최종 판단 때까지 보고서를 공개하지 말라'는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의 가처분 명령이 만료된 지 1시간도 채 안 된 시점이었다. 다만 '백악관 기밀문건 유출·불법 보관' 혐의 관련 보고서는 공동 피고인들이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스미스 특검은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당선과 대통령직 복귀가 없었다면, 특검은 법정에서 인정된 증거가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며 "법무부 규정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금지돼 있지만, 사건이 기각된다 하더라도 트럼프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미스 특검은 지난 2년간의 수사를 통해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법무부 고위 당국자를 비롯해 핵심 경합주(州) 선거 관리인, 주의원 및 사법 관계자 등을 강압한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특검은 "선거 사기에 대한 고의적인 허위 주장이 트럼프의 범죄 행위의 핵심"이라며 "트럼프는 이러한 거짓말을 미국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연방 정부 기능을 무너트리려는 무기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일주일간의 법적 싸움 끝에 공개됐다. 스미스 특검을 임명한 법무부는 8일 해당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트럼프 측은 법원에 공개 금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10일 미 제11연방순회항소법원이 트럼프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사건의 세부 사항이 담긴 보고서가 이날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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